강등은 피했지만 불안은 지속…프랑스, 부채 관리와 구조개혁 압박 직면

프랑스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가까스로 피했지만, 공공부채 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여전히 남아있다. 25일 AFP 통신은 무디스가 프랑스의 국가채무 신용등급을 현재의 Aa2로 유지했지만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프랑스 정부의 예산 적자 축소 노력에 한계가 있다는 무디스의 평가에 따른 것이다.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프랑스 정부가 예상보다 많은 예산 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프랑스 정부가 제시한 2025년 예산안과 맞물려 있으며, 프랑스 의회는 이를 통해 공공 적자를 GDP의 5% 수준인 600억 유로로 낮추고, 누적된 부채를 통제하려는 의지를 보여 왔다.
앙투안 아르망 프랑스 경제·재정·산업장관은 무디스의 결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면서도 "프랑스는 강력한 경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대한 개혁을 실현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망 장관은 고용과 경제적 매력 측면에서 긍정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공 재정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국가채무 등급 Aa2는 무디스의 20등급 체계 중 18등급에 해당하며, 이는 피치(Fitch)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AA-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무디스는 예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연대와 체제적 여건의 한계가 장기적 재정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랑 생마르탱 프랑스 예산장관은 같은 날 국회에서 2025년 예산안 초안에 대한 토론에서, 이번 등급 유지를 통해 “프랑스 경제의 안정성이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대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를 검토하며, 구조개혁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특히 연금개혁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무디스의 결정에 앞서 피치는 이미 프랑스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지만, 등급 자체는 유지한 바 있다. 또한, S&P는 오는 29일에 프랑스의 신용등급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으로, 지난 5월에 이미 프랑스의 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한 전례가 있다.
프랑스는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국채 시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국채 수익률은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높은 위험도를 지닌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지출을 줄이고,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늘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공공적자를 2024년 GDP 대비 6.1%에서 2025년 5%로 낮추고, 2029년까지 유럽연합(EU) 기준인 2.8%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 경제는 2025년에도 올해와 같은 1.1%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으나, 지속되는 부채 증가로 인해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약 115%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유럽연합이 정한 기준치인 60%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프랑스의 재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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