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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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심화된 재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NASA와의 사업 및 스타여객기 프로그램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최근 CEO로 임명된 켈리 오텔버그의 재무 안정화 및 사업 축소 전략의 일환이며, 현재 초기 단계에 있어 실제 매각이 이루어질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보잉은 그간 NASA와의 깊은 협력 관계를 통해 아폴로 우주 비행사 임무와 우주 정거장 건설에 기여하는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담당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업적 난항을 겪고 있다. 스페이스X가 주요 파트너로 떠오르면서 보잉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으며, NASA의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에서도 보잉이 지연 문제를 일으켜 NASA는 대기 중인 우주비행사를 스페이스X를 통해 복귀시키기로 결정한 상태다.

오텔버그 CEO는 최근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적게 하고 더 잘하는 것이 목표”라며 회사의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보잉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우주 사업과 군용기 부문을 제외한 비핵심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은 또한 파트너사인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합작법인 컨소시엄의 구매자를 찾기 위해 1년 넘게 공을 들여왔으며, 국가안보 관련 로켓 발사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보잉의 재정적 압박은 회사 내 노동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보잉의 최대 노조가 두 건의 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연장함에 따라 항공기 생산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또한 보잉의 우주·방위 사업은 지속적인 비용 초과와 프로젝트 지연으로 인해 악화되어, 올해 9월까지 31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오텔버그 CEO는 이미 9월에 방위·우주 사업 책임자를 해임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이외에도 보잉은 블루 오리진과의 일부 NASA 프로젝트 인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 오리진은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으로, NASA의 상업 및 미래 임무를 위한 로켓 개발을 통해 스페이스X와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보잉이 이번에 검토 중인 매각 및 사업 구조조정이 실현된다면, 이는 보잉의 재정 압박을 해소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NASA와의 협력 사업에서 후퇴할 경우, 미국 항공우주 산업에서 보잉의 역할은 상당 부분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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