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인도에 밀려 세계 6위로 떨어져
기업과 자금이 미국 시장에 집중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
영국 증시 비중은 최근 20여 년간 세계 3%대로 하락
영국 연기금 자산의 영국 증시 비중, 53%에서 6%로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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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식시장이 낙조를 맞았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6일 보도했다.

영국의 대형 반도체 설계업체인 암모테크놀로지스 등 영국과 유럽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증시 상장을 선택하고 있다.

영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프랑스와 인도에 밀려 세계 6위로 떨어졌다.

기업과 자금이 미국 시장에 더 쉽게 집중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신문은 전했다.

파이프라인 설비를 생산하는 영국 퍼거슨사의 케빈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5월 주요 상장지를 런던증권거래소에서 뉴욕증권거래소로 변경한 것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적은 비용으로 미국의 막대한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르네 하스 앤서니 최고경영자(CEO)는 3월 성명을 내고 영국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미국에서만 출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대형 건자재 업체인 아일랜드 CRH도 3월 주요 상장지를 미국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브리티시 아메리칸 담배그룹은 대주주로부터 주요 상장지를 미국으로 바꾸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브리티시아메리카 담배그룹의 이익 수준이 미국 동종업체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을 앞질렀지만 시가총액이 후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전 세계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영국 증시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제네시스-휘성(월 말 기준)에 따르면 영국 증시는 지난 세기 10년 반 동안 10%에 육박하며 3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20여 년간 3%대로 떨어졌다.

2022년에는 과거 식민지였던 인도에 추월당했고, 2023년 1월에는 처음으로 프랑스에 유럽 1위 자리를 내줬다.

유럽과 중동 투자자들이 몰렸던 국제 금융 중심지였던 영국은 국내외 기업들이 속속 영국 상장을 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상장 기업은 계속 유출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2022년 호주 필하모닉 그룹은 영국에서 상장폐지되고 시드니에서만 상장되었다.

2015년을 전후해 영국 증시가 세계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하락했다.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영국 증시의 달러화 기준 시가총액이 줄어든 데다 금융중심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영국을 거점으로 한 EU의 주식 거래가 제한되면서 인력과 기능이 영국에서 EU 역내로 옮겨가고 있다.

유럽 주식 거래액 1위 자리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내줬다.

영국 내 투자자들이 자국 주식을 사지 않는 것도 영국 증시의 위상이 추락한 이유다.

영국 싱크탱크 뉴파이낸셜에 따르면 영국 주식이 영국 연기금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53%에서 2021년 6%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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