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외교부, 인도 안보 문제 제기에 중국 위안왕 5호 도착 연기 요청
인도, 중국 군함 정박으로 인한 함반토타항 군사기지화 우려
왕 대변인, “특정 국가가 안보 우려 거론해 스리랑카 압박하는 것 부당” 지적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스리랑카가 이웃 나라 인도로부터 안보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에 정보수집용 군함의 출항을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고 9일(현지시간) 이코노믹 타임스가 보도하였다. 

외교부는 월요일 밤 성명을 통해 중국 선박 위안왕 5호가 오는 11일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항에 도착해 17일까지 체류할 예정이었으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스리랑카 주재 중국대사관에 선박 도착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는 중국이 위안왕 5호 정박을 통해 남부 국경 근처 함반토타항을 군사 기지로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가 이 선박의 방문 계획을 알고 있으며,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인도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인도와 경쟁해왔는데, 이뿐만 아니라 최근 경제난에 빠진 스리랑카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한 영향력 확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는 심각한 외환 위기 속에서 경제 붕괴와 싸우고 있는 스리랑카에 식량, 연료, 의약품, 식용 가스 등 중요한 원조를 제공해 왔다. 

이와 동시에 중국이 스리랑카에 대한 인프라 대출을 구조 조정하기로 합의한 것은 스리랑카가 국제통화기금과 함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월요일 브리핑에서 “특정 국가가 스리랑카를 압박하기 위해 안보 우려를 거론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리랑카가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과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나라들과의 정상적인 교류와 협력에 심각하게 간섭하는 것은 그 취약성을 이용하는 것이며, 이는 도덕적으로 무책임하고 국제 관계를 지배하는 기본 규범에 어긋난다”며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관련 당사자들이 중국의 해양과학 연구 활동을 이상적으로 보고 중국과 스리랑카 간의 정상적인 교류협력에 차질을 빚지 않기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