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에 달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통화 가치 달러당 200루피에서 360루피로 급락
이미 디폴트 선언, IMF구제 금융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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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의 스리랑카 정부는 국영 석유회사의 막대한 손실을 억제하기 위해  유류 가격을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더욱 급증시켜 서민들의 생활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베제셰크라 에너지장관은 이날 국영 실란트 석유회사의 막대한 적자를 억제하기 위해 새로 임명된 ‘경제전 내각’이 23일(현지시간) 새로운  가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공용 경유는 L당 289루피에서 400루피로 38% 올랐고, 휘발유 1리터는 338루피에서 420루피로 올랐다.소비자 1인당 일일 구매 제한 물량은 계속 실시된다.

지난 6개월 동안 경유 가격은 230%, 휘발유 가격은 137% 올랐다.경유와 휘발유가 부족해 운전자들은 줄을 서야 하고, 때로는 며칠씩 줄을 서야 기름을 넣기도 한다.

정부는 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고 비제셰크라 장관은 밝혔다.공공부문 관료는 기관장의 지시로 집무실에서 근무할 수 있다.

인구조사사무소는 스리랑카의 지난달 전체 인플레율이 전년 동월 대비 33.8%, 식료품 인플레율은 45.1%에 달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하지만 미 존스홉킨스대 이코노미스트인 행크는 "실제 인플레이션율은 공식 수치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행크는 스리랑카의 올 3월 통화팽창률을 122%로 추정했다.

공식 발표의 21.5%가 아닌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스리랑카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경제위기에 빠져 지난 몇 달 동안 연료·식료품·의약품 부족은 물론 전력 공급마저 끊기면서 반정부 시위가 잇따랐고, 이달 초에는 피비린내 나는 폭동으로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스리랑카 지난달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구제금융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 중이다.

극심한 외화 부족에 정부는 2020년 3월 광범위한 수입 금지를 시행한다.스리랑카 통화 가치는 3월 달러당 200루피에서 360루피로 급락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공약 이행을 위해 2019년 대폭 감세를 단행해 국가 경제난을 심화시켰다.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의 사임은 위기로 끝났지만 시위대는 계속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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