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갈등이 추미애-평검사간의 갈등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검란의 조짐’이 보인다는 반응이 나온다. 

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따르면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 달린 지지 댓글 수는 240개를 넘어섰다. 지난 8월 기준 전체 검사가 2212명이었던 것을 참고하면 검사 10명 중 한 명 이상이 실명으로 최 검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한 것이다. 

평검사들의 항의에 불씨를 지핀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의 글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에는 76개, 추 장관의 ‘합동 감찰’ 지시를 비판한 이복현 대전지검 부장검사의 글에는 26개의 댓글이 달렸다.

전례 없는 현직 검사들의 실명을 내건 법무부장관 규탄이 이어지고 있어 일각에서는 평검사회의를 비롯한 검란이 ‘폭발하듯’ 발생할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평검사회의는 각 소속 청에서 특정한 사안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여는 절차로, 그동안 수석 검사들이 검사들에게 의견을 물어 개최했다. 

앞서 2013년 혼외자 의혹 논란이 불거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 후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이 평검사회의를 열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를 밝힌 바 있다.

평검사의 집단행동이란 점에서 검찰 안팎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일선 검사들의 움직임이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최근 글을 올린 검사들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이 있을 경우 ‘폭발’할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부장검사는 “이번에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검사들을 보면 평소 이프로스에 곧잘 자신의 의견을 밝히던 검사들이 아니라 더욱 주목된다”라며 “추 장관의 인사권, 감찰권 행사에 대해 쌓였던 불만이 이환우 검사에 대한 지적으로 터져 나왔는데 검찰 내부에 ‘이 검사를 감찰하거나 인사조치 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기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추 장관이 지시한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감찰 결과에 따라 집단행동이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러한 검란 가능성에도 추 장관은 지난 주말 또다시 이환우 검사에 대한 비판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라며 강경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윤 총장은 8개월 만에 전국 검찰청 순회를 재개한 데 이어 초임 부장검사 강연 및 만찬에 참석하며 일선 검사들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윤 총장은 최근 인사에서 부장검사로 승진한 사법연수원 33, 34기 30여명을 대상으로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본원에서 강연을 하고 함께 식사한다. 대검은 “교육과정에 항상 포함되는 일정으로 이미 확정된 일정”이라는 입장이지만, 갈등 국면에서 이어지는 구성원들과의 만남이란 점에서 관가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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