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 홈페이지에서 캡처한 사진. [사진=뉴시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 홈페이지에서 캡처한 사진. [사진=뉴시스]

미국이 중국 최대 반도체 생산 업체인 SMIC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MIC가 블랙리스트에 포함되면 미국 업체로부터 장비·부품 수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곧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사이익으로 연결 될 가능성이 높다.

2000년 설립돼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SMIC는 중국 1위, 세계 5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 해외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SMIC의 제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SMIC가 중국의 국방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SMIC 제제 추진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미국 기업과 SMIC간 거래로 미국 반도체 기술이 중국 인민 해방군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미국정부의 SMIC 제재 가능성에 힘이 실림에 따라 '2030년 파운드리시장 세계 1위'를 선언한 삼성전자와 중국 고객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이 수혜를 입게 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 김경민 연구원은 이날 "SMIC가 엔티티리스트(Entity List·미 상무부의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된다면 미국 기업들은 SMIC에 제품을 공급할 때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중국 SMIC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한국 파운드리에 호재"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SMIC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추가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내년 말 7nm 공정을 준비 중인 SMIC 기술개발에 차질이 불가피해, 7nm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되며, SK하이닉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올 4분기부터 중국 우시공장에서 파운드리 라인의 본격 가동이 전망돼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블랙리스트에 SMIC의 이름을 올리면, 핵심 기술 자립화를 꿈꾸는 중국이 발목을 제대로 잡을 것으로 관측했다.

미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SMIC를 타깃으로 한 것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미국 제재로 화웨이 등 중국 통신 업체가 외국 기업에서 반도체를 수입할 길이 막히자 SMIC 등의 자국 반도체 기업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엔 SMIC에 22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의 거금을 투자한 바 있다. 아울러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CICF) 등이 SMIC에 대규모 투자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도 상당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SMIC는 '반도체 굴기'를 위한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제재가 확정되면 미국 기업이 SMIC에 제품을 수출할 때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에 따라 IT 업계를 비롯한 중국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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