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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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2위 메모리 제조사이자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시가총액 투톱을 달리던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서버 D램 가격 하락과 화웨이 사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분 불황 바람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20일 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지난달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격차를 좁히다 결국 이날 역전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위로 올라섰다. 20일 9시30분께 SK하이닉스(000660)는 7만3900원으로 거래중이다. 1.47% 하락세다.

전날 시총은 54조6002억원으로 시총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53조5275억원)와 차이는 1조원 남짓에 불과하다. 지난 1월 2일 기준 SK하이닉스 시총이 68조941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7개월 만에 14조원 넘게 감소했다.

증권가는 서버 D램 부진과 화웨이 사태를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 상반기 아마존 등 주요 고객사들이 비축해둔 서버용 D램 물량이 워낙 많아 하반기에 추가 수요가 부진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서버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 하락을 예상한다"며 "클라우드 고객사의 평균 D램 재고는 5월 4~5주에서 8월 7~8주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 사태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주장이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는 미국 퀄컴의 AP `스냅드래건`을 쓸 수 없게 되면서 최고급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주문도 줄어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매출 중 10% 이상을 화웨이가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삼성전자 주가는 크게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만 있는 SK하이닉스와 달리 가전,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사업을 갖고 있는 데다 가전과 모바일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해 눌려 있던 수요가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SK하이닉스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0만5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7%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단기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9월이 메모리 반도체 출하가 가장 많은 달인 만큼 이때 출하량이나 분위기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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