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화웨이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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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정부에게 중국 화웨이에 대한 디스플레이 부품 수출을 계속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앞서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도 거래를 중단할 상황에 처해 있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대(對) 화웨이 수출 관련 특별허가를 신청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이후 신규 생산하는 반도체와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자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동하는 칩(드라이브 IC)의 원천 기술은 미국 ARM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미국 기업의 기술이 꽉 잡고 있다. 설계 SW(소프트웨어)는 물론 생산 장비까지 주무르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인텔과 퀄컴 등 글로벌 업체와의 거래가 모두 중단된 상태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중국 BOE가 대부분 납품하는 상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부만 공급해왔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최근 스마트폰 사업 포트폴리오를 중가부터 플래그십까지 전부 OLED 패널로 바꾸기로 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에 이번 특별 수출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화웨이와의 거래로 OLED 패널 주문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OLED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72.7%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중국 BOE가 11.9%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특별 수출 요청을 수용할 경우 한국 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 수출 관련 특별허가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웨이 스마트폰 중에서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최근 화웨이에 TV용 OLED 대형 패널을 납품했으나 다시 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광저우 공장이 양산 체제로 돌입한 LG디스플레이는 화웨이 외에 다른 대형 고객사 확보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 입장에서 화웨이는 그대로 포기하기에는 아쉬운 거래처라는 게 기정사실"이라며 "미국도 제3국가의 다른 업체들이 화웨이와 손잡는 것보다 한국 기업이 납품하도록 하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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