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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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한다. 인텔은 미국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다. 

20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NSG 사업부문에서 낸드플래시 사업 전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다만 옵테인은 제외된다. 

계약 규모는 국내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로 우리 돈으로 10조3104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매출(15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 M&A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SSD 솔루션 역량을 키워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이번 M&A를 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2018년 도시바 메모리 지분 인수에 이어 또 한 번 통 큰 '승부수'를 던졌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SK그룹은 그동안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을 인수해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는 효과를 봤다. 여기에 2018년에는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했고, 이번에 인텔 낸드 사업까지 인수하며 낸드 시장 경쟁력 강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낸드 시장에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는 세계 시장에서 줄곧 4~5위권에 머물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2분기에 낸드 시장 점유율 인텔은 11.5%로 4위, SK하이닉스는 11.4%로 5위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SSD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19.1%로 2위, SK하이닉스는 8.0%로 5위였다.

SK하이닉스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낸드 시장에서 선두 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이번 M&A가 큰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하며 D램 편중을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D램 사업 비중은 73%에 달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전직원에 CEO 메시지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경쟁환경이 녹록하지 않지만, 낸드 사업에서도 D램 사업만큼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D램 사업만큼 낸드 사업이 성장한다면, 기업가치 100조원이라는 목표 달성은 반드시 앞당겨질 것"이라며 "D램과 낸드라는 든든한 두 날개를 활짝 펴고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함께 비상해 나가자"고 전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 기반의 저장장치인 SSD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SSD 시장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기업용 SSD가 연평균 23.9% 성장해 전체 SSD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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