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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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의문이 제기됐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 기동대원과 소방대원, 인명구조견은 이날 0시 1분께 숙정문 인근 성곽 옆 산길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박 시장이 실종 신고된 지 7시간 만이다.
 
박 시장은 전날 오전 10시 44분께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채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공관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택시를 타고 성북구 와룡공원에 왔으며, 오전 10시53분 폐쇄회로(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10일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날 오전부터 박 시장 사망과 관련한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사 절차에 돌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여부에 대해서는 유족과 협의 중"이라며 "종합적인 수사가 끝나면 부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은 자살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은 10일 오전 11시 50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의 공관 책상에서 발견된 자필 유언장을 공개했다.
 
고 실장은 공관을 정리하던 시청 주무관이 서재 책상 위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필로 된 유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다음(아래)은 유언장 전문.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
 
하지만 박 시장의 자살에 여러 정황들로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박 시장은 왜 자살 당일 일정을 취소했을까?
 
서울시는 9일 박 시장이 이날 몸이 좋지 않아 출근하지 않았으며 시가 현재 상황을 확인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원래 이날 오후 4시 40분에 시장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서울-지역 간 상생을 화두로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박 시장은 당일에 오후 일정을 취소했다. 자살을 충동적으로 선택하려면 적어도 전날인 8일 저녁 이후에 박 시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거나 적어도 9일 이른 아침 어떤 압박이 있지 않았을까?
 
두 번째 박 시장은 왜 북악산을 갔을까? 자살인데 굳이 찾기 어려운 곳까지 가서 자살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어쩌면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게 아니었을까
 
세 번째 박 시장이 당시 메고 간 가방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경찰 측에 따르면 필기도구 등이라고 할 뿐 정확한 언급은 없다.
 
네 번째 박 시장이 박시장의 딸에게 무슨 말을 남겼길래 실종신고를 한 것일까.
 
앞서 박 시장의 딸은 9일 오후 5시 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박 시장의 딸이 말한 대로라면 ‘유언 같은 말’을 박 시장이 남겼다고 했는데 왜 4~5시간이나 흐른 뒤에 경찰에 신고했을까. 박 시장의 딸이 박 시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는 게 아니었을까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서울시가 구성한 장례위원회가 주관하는 장례) 형식으로 치르는 것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며 "성추행 의혹을 받는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는가.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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