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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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녀 박다인(37)씨는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은 더이상 없습니다. 그 자리에 시민여러분이 계십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서울특별시장"이라고 말했다.
 
박다인씨는 13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오전 8시30분부터 진행된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 서 영결식 마지막에 진행된 유가족 조사를 대표로 발표했다.
 
박다인씨는 "서울시민이 꿈꾸던 행복한 서울, 안전한 서울, 이제 여러분이 시장으로써 지켜주시길 바란다"며 밝혔다.
 
그는 "아버지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영원한 시장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제껏 그랬듯 우리를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고 말했다.
 
박다인씨는 조사를 읽는 내내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려고 노력했다. 흐느껴 울지는 않았지만 떨리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마이크를 통해 전해졌다.
 
박씨는 박 시장이 처음 서울시장에 당선될 때를 떠올리며 "아버지가 처음 시장이 되실 때가 기억이 난다. 시민이라는 말이 생소하던 당시 시민운동가였던 아버지는 그렇게 피하고 피하던 정치에 몸담았다"고 전했다.
 
박씨는 "아버지는 시민의 이름으로, 시민의 힘으로 서울시장이 됐다. 그런 아버지에게 시민과 시민의 삶은 꼭 지켜내야 하는 것이었다. 온전히 시민의 뜻으로, 시민을 보호하려는 뜻으로 '시민이 시장이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에게는 언제나 시민 한명 한명이 소중했다. 항상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의 결정에 따르던 시장이셨다. 가장 낮은 곳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들으시려던 모습, 귀한 시민 한명 한명이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눈빛,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을 들으며 제가 모르던 아버지를, 그 삶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장례식 및 시민분향소를 통해 조문한 시민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씨는 "정말 특별한 조문 행렬이었다. 화려한 양복뿐만 아니라 평범한 작업복을 입은 시민들의 진심어린 조문 덕분에 누구보다 아버지가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씨는 "마치 아버지가 '오세요 시민여러분, 나에게는 시민이 최고의 시장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박씨는 "그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가 정말로 기뻐하시는 것을 느꼈다. 덕분에 저희 가족들도 쉽지 않은 시간을 조금씩 견뎌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씨는 "우리 모두의 꿈, 한명 한명의 꿈이 존중받고 실현되는 더 좋은 서울특별시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다시 시민이 시장이다"며 조사를 마쳤다.
 
한편 박 시장의 직계 가족이자 장녀인 박씨는 지난 9일 최초로 박 시장의 실종신고를 했다. 박씨는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간 뒤, 전화기가 꺼져있다'고 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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