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명예회장 / 사진 = 뉴시스 ]
[ 신격호 명예회장 / 사진 = 뉴시스 ]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두아들의 화해를 보지 못한채 눈을 감았다. 향년 99세.

신명예회장의 경연인으로서의 삶 못지 않게 가족사도 복잡하다.  한국과 일본에서 사업을 하면서 한국인 부인 2명과 일본인 부인 1명과 결혼했고 그 사이에서 2남 2녀를 낳았다.

첫째 부인은 고 노순화 씨다. 신 명예회장이 19살이던 1940년 결혼했다. 노 씨가 임신 중인 1942년 신 명예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간 탓에  노 씨가 홀로 한국에서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낳았다. 출생을 지키보지 못한 탓에 장녀에게 신 명예회장이 평생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롯데를 설립하고 사업을 확장하던 1952년 시게미쓰 하츠코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태어났다. 시게미쓰 히로유키와 시게미쓰 아이코라는 일본 이름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녀인 신영자 이사장이 한국에서 성장한 것과는 달리 두 아들은 성년이 될 때까지 일본에서 자랐다. 신 회장은 일본인 오고 마나미 씨와, 신 전부회장은 조은주 씨와 결혼했다. 오고 마나미씨는 일본 대형 건설사 다이세이 건설 부회장의 차녀이며, 조은주 씨는 재미동포 사업가의 딸이다. 

신 명예회장은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는데, 이때 미스 롯데 출신인 서미경 씨와 사실혼 관계를 맺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이다. 

신 명예회장은 5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춘호 농심회장, 신준호 푸르밀회장,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 등의 긴 명예회장의 형제들이다. 신 명예회장이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 초기에는 남동생들과 롯데를 함께 운영했으나 신선호 산사스 회장을 제외한 동생들은 모두 각자 사업체를 갖고 제갈길을 갔다.

일본에서 껌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그는 1967년 우리나라에 들어와 롯데제과를 설립하고 사업을 확장해 롯데그룹을 현재 재계 5위로 키워냈다.  하지만 그의 말년운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2015년 7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 일명 '왕자의 난'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 10월 경영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의 병세는 점점 악화됐다.

그러나 신 명예회장은 '왕자의 난'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초고령의 나이에도 경영권을 놓지 않아 두 형제의 지분 경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신 명예회장은 2015년 7월, 신동빈 회장이 장악한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의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되기까지 '현직'을 지켰다. 그의 나이 94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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