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의 개관식에 참석, 마스크를 벗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의 개관식에 참석, 마스크를 벗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진행된 '2020 하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그간의 사업전략을 재확인해야 한다는 등 발언을 해 롯데그룹 사업 전반의 위기감이 감지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007년 9월 1일 러시아 모스크바점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뻗어 나갔지만 최근 러시아 사업을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에 대한 본격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7월 러시아 롯데쇼핑 루스(LOTTE SHOPPING RUS) 법인 청산을 의결했다. 루스는 롯데백화점 1호 해외 매장이자, 국내 백화점의 해외 진출 첫 사례로 상징성을 갖고 있었지만, 영업 부진에 시달렸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온라인쇼핑 사업도 정리하고 있다. 지난 1월 베트남 온라인쇼핑몰 롯데닷브이엔은 운영을 종료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살림그룹과 합작 설립한 인도 롯데 막무르의 지분을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고전하던 중국 사업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롯데쇼핑의 톈진 법인을 청산했다. 톈진에 2개 점포를 운영하던 롯데쇼핑은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두 곳의 운영을 모두 접었다. 현재 중국에서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은 쓰촨성 청두점 한 곳만 남았다.

이런 구조조정의 배경은 “해외 사업에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과감히 접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외형보다 수익성 확보 방향으로 핸들을 꺾은 셈이다.

해외사업의 부진으로 롯데쇼핑의 실적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2분기 롯데백화점 해외 매출은 14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2.7%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해외에서 290억 원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7% 감소했다.

이에 신 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존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투자도 리쇼어링(국내복귀)하고 있다”면서 “그간의 사업전략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대규모 해외 신규투자를 사실상 중단하고 국내 점포 구조조정 속도를 가속화 해야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도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 지난 2월 신 회장은 3~5년 내 롯데쇼핑의 전체 점포 중 약 30%인 200개 점포를 정리하는 등 창사 이래 첫 구조조정을 발표한 바 있다. e커머스 등 온라인 채널로 소비 패턴이 이동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서는 등 최근 구조조정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며 "해외 유통 부문에서 수익성 위주로 사업 재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앞서 신동빈 회장이 연말을 목표로 진행하겠다고 강하게 말한 만큼 구조조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하고 있는 롯데쇼핑 입장에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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