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롯데지주 제공>

[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신동빈 회장이 구속된 이후 롯데의 경영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이달 27일로 예정된 롯데지주의 주주총회에서 6개 계열사에 대한 흡수합병 안건이 통과될지에 재계와 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흡수합병 대상은 롯데상사, 롯데로지틱스, 롯데지알에스, 롯데아이티테크, 한국후지필름, 대흥기획 등 6개사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한 이후, 공정거래법상 등기일로부터 6개월 이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조항을 맞춰야 한다. 이번 주총에서 최종 승인이 나올지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신회장이 구속되자마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광윤사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신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건의하며 경영권 탈환에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이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에 대한 신회장의 지배력에 있어서의 변화다. 

롯데그룹 지배력의 정점격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손해보험에 대해 45%, 롯데캐피탈에 대해서는 50%에 달한다. 롯데손보와 롯데캐피탈은 그만큼 그룹내 비중 있는 금융계열사다. 

그러나 신회장이 이번 구속에 이어 2년 이상의 실형을 받을 경우, 이들 금융계열사의 임원으로 등재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임원으로 등재하는데 있어 결격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때도 이와 비슷한 논리로,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신회장의 구속일 이전까지 회사채 발행에 있어 순풍을 타왔다. 

최근 롯데 그룹 주요계열사들은 공모가 아닌 주요 금융사들을 대상으로하는 사모 방식를 택했다. 

재판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점에서, 금융사들은 오너리스크 우려에도, 롯데그룹에 대한 재무적·사업적 안정성에 대해서만큼은 별개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오너리스크는 '별개'...순탄했던 롯데그룹의 회사채 발행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은 숨가쁘게 이어져 왔다. 

1월 10일 롯데칠성음료가 회사채 발행을 완료한데 이어,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호텔롯데 등이 연이어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달 8일 롯데호텔은 2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예상됐던 1500억원 수준을 훨씬 웃도는 규모지만 발행에 차질없이 성공했다. 

면세점 산업 악화와 현금창출력 약화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 등의 이유로 지난해 12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O로 강등됐지만, 회사채 발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불과 일주일도 안남은 시점인 14일 신동빈 회장의 재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 역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던 것이다.  

호텔롯데가 발행한 회사채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인수했다. 

발행목적은 기존 KTB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한 기업어음 상환용이다.

이어 이달 13일에는 롯데오토리스가 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이 대상으로, 이중 200억원은 CP상환용으로, 나머지 300억원은 차량구매자금에 사용한다. 

당초 300억원 규모로 예상됐지만, 이달 7일 수요예측 결과 11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오면서 실제 발행규모는 대폭 늘어났다. 

그러나 이와 같은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굵직한 사업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그룹의  최종 경영 판단 절차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신회장 구속 직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신용도에 대한 우려를 밝히기도 했다.

유완희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의 구속으로 중국 대형마트 사업 매각 등, 롯데쇼핑의 장기 전략기획과 최고경영진의 의사 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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