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니혼게이자이 신문>

[뉴스비전e 이진구 기자] 로봇의 업무대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으로 2000여 종류의 업무 중 30% 이상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이용자가 자신의 직업을 선택해 입력하면 로봇에게 일을 빼앗길 확률을 도출해내는 분석 툴을 공동개발해 공개했다.
 
미국 맥킨지 앤 컴퍼니가 820종류의 직업에 포함된 총 2,069개 업종의 자동화 동향을 정리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닛케이/FT가 재집계해 툴 개발과 공동조사에 활용해 조사한 결과, 모든 업무의 34%에 달하는 710개 업종이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졌다.
 
일부 안과기사와 식품가공, 석공의 도장공 등의 직업은 모든 업무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판명됐다.
 
다만, 대부분의 직업은 로봇으로는 대체될 수 없는 복잡한 업무가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자동화가 가능한 직업은 전체의 5% 미만에 그쳤다.
 
제조업과 사무직, 자동화의 바람
 
제조업은 인공지능(AI)의 진화로 인해 자동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엔진을 조립하는 공장노동자의 경우 부품조립과 제품의 포장작업 등 77개 업무의 75%가 자동화가 가능하다.
 
미국의 자동차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는 세계 각국에 총 3만 대의 로봇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 중 8,500대의 로봇은 가동정보를 공유해 생산라인에 고장의 징조가 없는지 AI가 감시하고 있다.
 
화이트칼라와 사무직에 부는 자동화의 바람
 
미국 대형통신사인 AT&T는 고객 주문의 문서화와 패스워드의 리셋작업 등 500개 업무 담당을 소프트웨어 로봇으로 자동화했다. 데이터 추출과 수치 계산은 사람보다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2017년 말에는 3배로 더 늘릴 계획이다.
 
금융기관의 자동화 진행
 
사무직에서는 60개 업종 중 파일 작성 등 65%가 로봇으로 대체 가능하다.
 
미국 골드만삭스에서는 2000년에 600명이었던 트레이더가 주식매매의 자동화시스템으로 대체돼 현재는 수 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의사결정과 계획 설립에 관련된 업무, 상상력을 발휘하는 일은 로봇이 취약한 분야다.
 
CEO 등 경영간부에게는 63개의 업무가 있으나, 로봇화가 가능한 것은 업무진척표 작성 등 22%에 그친다. 배우와 음악가 등 예술 관련 직업도 65개 업무 중 자동화 대상이 17%에 머물러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있는 업무가 자동화되는 비율을 국가별로 비교해봤을 때 일본의 로봇 도입 여지가 주요국 중 가장 크다.
 
맥킨지의 계산으로는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 비율이 일본은 55%로 미국의 46%, 유럽의 47%보다 높았다. 이는 농업과 제조업 등 사람 손에 의지하는 직업 비중이 큰 중국(51%)과 인도(52%)보다 크다.
 
일본은 금융, 보험, 관공서 사무직과 제조업에서 다른 나라보다도 로봇에 적합한 자료 작성 등 단순업무 비율이 높은 편이다. 미국의 대형 법률사무소에서는 방대한 양의 자료에서 증거를 찾아내는 작업에 AI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나, 일본은 아직 시작단계에 있다.
 
호주 대형은행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은행(ANZ)은 인도의 업무작업을 자동화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계약건수를 늘리는 데에 성공했다. 고객 데이터 추출과 복사 등을 자동화해 작업효율을 높였으며, ANZ의 관리이사인 판카잠 스리데비는 "데이터의 최종 확인 등 로봇 활용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사람의 일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용 로봇 대형사 독일 KUKA의 조 젬마 미국법인 사장은 "로봇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새로운 일을 창출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이미 일부 자동차 제조사의 공장에서는 로봇이 생산, 판매상황 등의 데이터를 적절하게 처리하도록 감시하는 '로봇관리자'의 일이 생겨나고 있다.
 
기업이 로봇을 활용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화 및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단순한 반복 작업 등 로봇이 잘하는 분야는 과감히 자동화하고, 종업원에게는 창조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면서 기업의 생산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코트라는 일부 직장에서는 이미 고용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등 로봇화에는 마이너스의 측면이 확실히 존재하기때문에 고용불안의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각각의 대책이 중요하다고 봤다. 또한, 일본처럼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 중인 한국에서도 로봇에 맡길 수 있는 업무는 맡기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국력 유지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로봇의 활용이 진행되면 세계 전체의 노동생산성을 연간 0.8%에서 1.4% 높일 수 있다고 분석, 위협론을 극복하고 로봇을 잘 사용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국가, 기업, 개인 각각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속적인 성장에는 생산성 향상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로봇과 공존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정부 주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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