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소매 판매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소비자 지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6월 17일 보도를 통해 미국 상무부 산하 센서스국의 자료를 인용, 지난 5월 미국의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0.9% 감소한 7,15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밑돌았으며, 2023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감소폭이다.
이번 판매 부진은 소비자들이 관세 불확실성에 대응해 3월에 미리 대규모 소비를 단행한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차와 부품 구매가 크게 증가했던 이후, 5월에는 자동차 판매가 전월 대비 3.5%나 줄었다. 건축 자재, 외식 등 주요 소비 항목에서도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었던 소비가 더 이상 그 역할을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관세 우려로 인한 사전 소비가 약화되면서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소매 매출에 타격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 연준의 산업 생산 지표도 5월 기준 0.2% 감소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이 단기적인 소비 왜곡뿐 아니라 생산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션메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슐라스는 “소비 지출 전반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으며, 다음 단계의 소비 위축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동부 지역의 이례적인 강우량 등 계절적 요인이 소비 감소에 일부 영향을 줬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는 “관세 발표는 소비자들에게 특정 시점의 구매 결정을 앞당기도록 했지만, 현재까지 소비 전반의 둔화를 나타내는 명확한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전국소매업연합회는 자동차, 주유소, 레스토랑 등을 제외한 핵심 소매 매출이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단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잭 클라인헌츠는 “소비자들이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지만, 관세로 인한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관세가 실질 가처분소득을 점차적으로 압박하게 되면, 하반기 미국 소비의 뚜렷한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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