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논란 끝에 자회사로 편입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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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이 미국 철강업체 아메리칸 스틸(US Steel)의 인수를 공식 완료하며, 1년 반 이상 이어진 글로벌 철강업계의 최대 인수전이 마침표를 찍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월 19일 보도를 통해, 일본제철(닛테츠, Nippon Steel)이 약 141억 달러(한화 약 19조 원)를 들여 아메리칸 스틸의 지분 전량을 주당 55달러에 인수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아메리칸 스틸은 일본제철의 전액 출자 자회사가 되었으며, 같은 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었다.

이번 인수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국면 속에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며 지연됐지만, 미국 정부와의 국가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황금주(Golden Share)’ 조건을 수용하는 등의 조치 끝에 마침내 성사됐다. 황금주는 미국 정부에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부여하는 특수 주식으로, 이번 거래에서도 단 한 주만으로도 정부의 영향력을 보장하는 구조가 적용되었다.

일본제철은 인수 이후에도 아메리칸 스틸의 본사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그대로 유지하며, 기존의 사명을 계속 사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아메리칸 스틸은 뉴욕주에 있는 일본제철 미국법인 산하의 자회사로 공식 편입되었다.

일본제철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자사 인수 전략을 이끌어온 모리 다카히로 부회장을 아메리칸 스틸의 회장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아메리칸 스틸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반드시 미국 국적자여야 한다는 조건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제철은 향후 2028년까지 아메리칸 스틸에 총 110억 달러(약 15조 원)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생산 능력 확장 및 글로벌 철강 공급망 재편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적 리스크와 미국 정부의 경영 개입 조건이 뒤따른 이번 인수가 일본제철에 실질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연 일본제철이 막대한 투자에 상응하는 실익을 거둘 수 있을지, 철강 산업과 투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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