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입안자인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이 2% 미만으로 떨어지더라도 과잉 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통화 정책이 작은 변동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ECB는 1년 만에 여덟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유로존 20개국의 5월 인플레이션율은 1.9%로 2%에 근접했으나, 여전히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부이치치 총재는 "목표에서 수십 베이시스 포인트 정도 벗어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면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바닥을 치고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소폭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로화 강세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 한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 내부에서는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 마리오 센테노를 비롯한 일부 정책 입안자들이 인플레이션 급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부이치치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의 위험이 "상당히 균형 잡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 등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CB는 현재 장기적인 통화 정책 전략을 검토 중이며,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대규모 채권 매입(양적 완화) 등의 조치를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ECB는 양적 완화를 통해 약 7조 유로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으나, 이로 인해 부동산 거품이 형성되고 중앙은행의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부이치치 총재는 "양적 완화는 금융 위기나 팬데믹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만, 매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하면 그 효과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정책 수립 시 과거의 교훈을 살려 양적 완화의 적용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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