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가 초래하는 신흥 시장의 압박
글로벌 통화 정책의 비동기화
트럼프 정부 정책의 파급 효과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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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가 회복의 불균형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책이 전 세계 경제의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1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2024년 12월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신중한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수석 경제학자 마르셀로 에스테완은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트럼프 새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글로벌 경제와 신흥 시장에 중요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강달러 현상은 신흥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신흥 시장의 외화 표시 부채는 8조 3천억 달러에 달하며, 달러 강세는 이러한 부채의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에스테완은 "달러 강세는 신흥 시장에서 외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자본 유출과 금융 불안정을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흥 시장의 중앙은행들은 통화 안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달러 강세는 신흥 시장 국가들이 자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도록 강요하며, 이는 국내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에스테완은 주요 중앙은행들 간의 통화 정책이 점점 더 비동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의 정책 방향은 각기 다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의 단합된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는 "파편화된 글로벌 경제는 중앙은행 간 통화 정책 전략의 동기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중앙은행은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연준은 금리 인하 이후에도 강달러와 글로벌 자본 흐름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신흥 시장의 경제 정책 운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 새 정부의 경제 정책 또한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에스테완은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지출 확대, 기업 세금 감면, 무역 관세 강화 등이 강달러를 촉진하고, 이는 신흥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정책은 자본 유출 증가와 글로벌 재정 자금 부족을 초래해 미국 외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유연성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신흥 시장의 중앙은행들은 통화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국내 경제 성장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나 강달러로 인해 증가하는 외채 상환 부담과 자본 유출 압력은 이들 국가의 경제 정책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결국, 글로벌 경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화 정책 비동기화로 인해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며, 신흥 시장은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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