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주기의 저주"를 깬 대만의 2024년 총통선거

2024년은 전세계가 선거판이다. 2024년은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11월의 미국 대선까지 전 세계 40개국 32억 인구가 선거판에 내몰린 선거의 해다. 그 첫 스타트가 1월13일 대만선거다. 

싸움시키기 좋아하는 언론의 말장난은 대만선거는 "친미-친중의 대리전"이라고 떠들었지만 친미는 있어도 친중은 없었다.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도망온 국민당이 철천지 원수 중국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에 대해 "친중"이라는 것이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수식어 임에도 언론은 계속 싸움시켰다.

하지만 중국이 마치 옛날 한국선거철의 "북풍공작" 처럼 위성을 날리고 전투기로 위협하고, 전함으로 시위해도 대만의 민심은 "너나 잘하세요"였지 별관심 없었다. 

대만의 독재가 끝난 1996년선거이후 2000년부터 대만은 8년주기로 대만 본성출신의 민진당(民主進步黨 : 녹색1986년창당) 과 대륙에서 공산당에 패해 건너온 외성출신 국민당(中國國民黨:청색,1919년창당) 이 4년임기 총통(우리로 치면 대통령)을 번갈아가면서 하면서 집권했다. 그리고 2019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의사출신 커원저가 창당한 민중당(台灣民衆黨: 흰색,2019년창당)이 2020년부터 양당구도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다.

2024년은 요즘 항상 나오는 Big Data로 보면 민진당(2000)->국민당(2008)->민진당(2016)->국민당(2024)의 차례인데 2024년 대만 국민표심은 국민당이 아닌 민진당의 12년 집권을 허용했다. 경찰출신의 국민당후보가 낙선하고 가난한 광부의 아들, 의사출신의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8년주기의 대만 정치의 저주"를 라이칭더가 깬 것이다.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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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총통선거 8년주기의 이변>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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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만 선거에 역전은 없었다. 9월이후 선거여론조사에서 국민당은 민진당후보를 이긴적이 없다. 선거 2주전 최종 여론조사의 결과와 투표결과는 4:3:2:1의 구도를 그대로 일치했다. 

한국은 엉터리 여론조사기관이 너무 많아 진영의 구미에 맞는 엉터리 샘플로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만의 여론조사는 그런데로 예측력이 좋은 편이다.

그리고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51% 절대 과반수 당은 없고 필연적으로 여소야대라는 것을 이미 여론조사결과가 답을 주었다. 선거후 야당연합만이 51%를 만들수 있어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 힘쓰는 구도라는 것을 알 수있다.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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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짱(運將)" 라이칭더, 선거는 "運7技3" 운 좋은 놈 못 이긴다?

2024년은 대만 총통 당선자 라이칭더( 賴清德:1959년생)는  진정 흑수저의 신화다. 타이베이현 완리향(현 신베이시 완리구)의 가난한 광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2살 때 탄광 폭발 사고로 아버지가 사망하고 어머니가 홀로 여섯 자녀를 키웠운 가정출신이다. 

라이칭더는 완리 초등학교(萬里國民小學), 완리 중학교(萬里國民中學)을 나와 대만의 최고 명문고등학교인 타이베이시립 젠궈고등학교(建國高級中學)에 입학하고 졸업했다.국립대만대학(國立臺灣大學) 재활의학과(復健系) 물리치료반 학사, 국림성공대학(國立成功大學) 의학원(醫學院) 학사후의학과(學士後醫學系) 학사,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공공위생학(Public Health)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라이칭더는 1994년에는 타이난 시장 선거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민주진보당에 입당했지만 실패했고 민주진보당 소속으로 출마한 천딩난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선거 운동 참여를 계기로 정계에 입문한 라이칭더는 1998년 입법의원선거에서 타이난시 제2선거구 후보로 출마하여 처음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라이칭더는 입법위원(1999년 4월 15일 ~ 2010년 12월 7일), 타이난 시장(2010년 12월 25일 ~ 2017년 9월 7일), 행정원장(2017년 9월 8일 ~ 2019년 1월 14일)을 역임했으며, 2020년 5월 20일부터 차이잉원 정부 중화민국 제15대 부총통을 역임하고 , 2023년 1월 18일부터 민주진보당 주석직도 겸임하고 있다. 2024년 1월 13일 총통선거에서 총통으로 당선되었으며, 2024년 5월 20일, 대만의 제16대 총통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수(將帥)에는 용장(勇將), 지장(智將), 맹장(猛將), 덕장(德將) 이 있다지만 선거는 "운7기3"이다. 선거에서 최고의 장수는 "운장(運將)"이다. 운좋은 놈은 절대 못이긴다. 라이칭더는 정계에 입문한 이래 어떤 선거에서도 져본 적이 없는 9전9승의  "운짱(運將)"이다. 

<라이칭더 총통당선자 역대 선거 결과>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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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전사 "(戰猫外交, 전묘 외교) 부총통 샤오메이친, 친미파의 승리? 

이번 대만 총통선거에서 8년주기 정치사이클을 깬 진짜 공신은 민진당이 아니라 미국이다. 중국의 시도 때도 없는 공격에 진절머리난 대만 국민들의 마음 속에 그래도 못 미덥지만 대만의 바람을 막아주는 병풍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펠로시 미하원의장이 대만 방문하자 비행기를 격추시키겠다고 떠들었지만 정작 아무짓도 못하고, 펠로시가 한국으로 떠나자 바로 다음날 대만상공을 날아가는 미사일을 쏘고 난리친 소심한 중국 공산당에 대해 대만은 몸서리친다.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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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과 민진당의 총토후보자의 배경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이번 선거의 총통과 부통령 런닝메이트를 보면 선거에 승리한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당선자는 하버드에서 공부했고 부총통 샤오메이친도 미국에서 공부했고 미국대표부 대표를 지냈다.

라이벌인 국민당의 허요위이후보는 대만경찰관 출신의 정치인이고 러닝메이트 자오샤오캉은 공산당과 전투를 한 본토국민당 출신 아버지 밑에서 자란 언론인이다.  

<대만 총통선거 러닝메이트 비교>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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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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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당의 라이칭더의 러닝메이트인 샤오메이친(萧美琴)은 일본 고베시에서  대만인 아버지인 샤오칭펀(蕭淸芬)과 미국인 어머니인 페기 쿨리(Peggy Cooley)의 딸로 태어나 타이완 타이난시에서 성장했고  고등학교때 미국으로 이주했다.1993년에 미국 오벌린 대학교를 졸업했고 1995년에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에 천수이벤이 총통으로 취임한 이후에 샤오메이친은 거의 2년 동안 천수이볜의 통역과 조언자로 활동했다. 공직자 재직 시절에 미국과 타이완 이중국적이 정치적 이슈가 되었고 2000년에 통과된 공무원 고용법에 따라 미국 국적을 포기했다.

샤오메이친은 2001년 1월에 자신의 국제 관계 경험을 살려 재외 교민 선거구를 대표하는 보충 의원으로서 민주진보당 후보로 출마해 12월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샤오메이친은 2012년 2월에 실시된 입법의원 선거에서 민주진보당의 비례대표 7번 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샤오메이친은 입법원에서 여성의 권리, 타이완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권리, 인권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었다. 샤오메이친은 최소 1명의 타이완 국적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사람들이 나이에 관계 없이 타이완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국적법 개정을 지지했고 이민법에 차별 금지, 가정 폭력 방지와 관련된 내용을 추가하는 안건을 제안하고 지지했다.

또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2005년 1월에는 성희롱 방지법의 통과를 추진하기도 했다. 2020년 화련의 지역선구에서 민진당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샤오메이친은 2020년 6월에 가우숴타이의 뒤를 이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주재 타이완 대표로 임명되었다. 샤오메이친은 2021년 1월 20일에 열린 바인든의 대통령 취임식에 공식적으로 초대받았는데 미국 주재 타이완 대표가 참석한 것은 1979년에 미국과 타이완 간의 외교 관계가 단절된 이후에 처음이었다. 샤오메이친은 2023년 11월 20일에 라이칭더 민진당 총통 후보로부터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다.

샤오메이친은 또한 오랫동안 타이완에서 성평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했다. 샤오메이친은 2020년 7월에 미국 주재 타이완 대표 자격으로 미국으로 출국할 때에 고양이 4마리를 데려갈 계획을 밝혔을 정도로 고양이 애호가였다.

샤오메이친은 타이완의 특사로서 중국의 공격적인  전랑외교(戰狼外交, 늑대 전사 외교)에 대해 자신의 브랜드인 ​"고양이 전사 외교"(戰猫外交, 전묘 외교)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2012년에 태풍 사올라가 타이완에 상륙하던 당시에 샤오메이친은 진흙밭에서 길고양이를 발견하여 훗날 총통을 역임한 차이잉원 에게 주었는데 차이잉원은 이 고양이를 "샹샹"(想想)이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전병서​

△칭화대 석사.푸단대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반도체IT 애널리스트 17년, 중국경제연구 18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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