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의 인센티브 승인 지연에 대한 우려로 철수
모디 총리의 비전을 실현에 부정적인 영향 끼쳐

폭스콘이 10일 인도 금속석유그룹 웨단타유한공사와의 195억 달러(한화 약 24조 9541억 5,000만 원) 규모의 반도체 합작법인에서 철수했다고 발표하면서 모디 총리의 인도 칩 제조 계획이 좌절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제품 파운드리 업체인 폭스콘은 모디의 고향인 구자라트주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짓기로 웨단타와 협약을 맺었다.

폭스콘은 성명에서 "폭스콘은 베단타와의 합작 프로젝트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그 회사는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폭스콘은 베단타와 1년 넘게 '위대한 반도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지만, 이번 합작 계획을 중단하기로 합의해 현재 베단타가 완전히 소유하고 있는 실체에서 이름을 빼기로 했다.

베단타는 "인도 최초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다른 파트너를 모집했다"며 반도체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베단타는 성명에서 모디 총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베단타는 이미 두 배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의 인센티브 승인 지연에 대한 우려로 폭스콘이 합자계획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신문은 전자제조라는 '새로운 시대'를 추구하기 위해 인도 경제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모디의 현지 첫 반도체 제조에 대한 외국인 투자 유치 야망에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닐 샤 컴포트인터내셔널 부사장은 "이번 거래의 실패는 '메이드 인 인디아' 노력이 겪은 좌절"이라고 말했다.그는 "다른 회사들을 놀라게 하고 의구심을 갖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스콘은 아이폰과 다른 애플 제품들을 조립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사업 다각화를 위해 칩 분야로 확장해 왔다.

세계 대부분의 칩은 소수 국가와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인도는 이 분야의 후발주자다.

모디는 지난해 9월 구자라트주에서 반도체 제조 계획을 발표한 베단타 폭스콘 합작 프로젝트를 인도 반도체 제조의 야망을 높이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베단타 폭스콘 프로젝트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 중 하나가 유럽 반도체 업체인 이탈리아·프랑스 반도체를 기술 파트너로 영입하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점을 보도한 바 있다.

인도 정부는 유럽 회사가 합작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는 것과 같은 파트너십에서 더 많은 '이익 결합'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 소식통은 "이탈리아와 불란서 반도체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칩 제조에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인도는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6년 6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00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에 지난해 3건의 공장 설립 신청이 몰렸다.

위단타-폭스콘 합작 프로젝트,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IGSS 벤처스, 다국적 컨소시엄 ISMC(탈반도체)가 각각 신청했다.

30억 달러짜리 ISMC 프로젝트는 타르가 인텔에 인수되면서 차질을 빚었고, IGSS는 재신청을 원했기 때문에 30억 달러짜리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인도는 이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신청하기 위해 기업을 다시 초청했다.

한편 폭스콘은 인도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자원그룹 웨단타와의 반도체 생산 협력을 마무리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이 소식은 스스로를 반도체 제조 허브로 만들겠다는 인도의 새로운 계획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인도의 모디 총리는 '메이드 인디아'에 참여한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인도를 전자제품 제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는 이 계획의 야망이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음을 나타내며,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첨단 제조업에서 중요한 부품 분야에 점점 더 집중되는 시점이다.

라지브 찬드라세카르 인도 전자·정보기술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폭스콘의 베단타 합작사 철수 결정은 인도의 반도체 제조 목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고 말했다.

찬드라세카르에 따르면 폭스콘과 베단타의 프로젝트는 생산을 신청한 칩을 만들기 위한 관련 지식과 경험을 얻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 파트너가 부족하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칩 제조에 경험이 없다.전문가들은 이 합작사업이 애초부터 직면했던 주요 걸림돌로 두 회사 모두 반도체 초보라는 점을 꼽았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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