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 [사진=뉴시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 [사진=뉴시스]

LG전자가 6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20일 “스마트폰 사업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 경영진의 뜻”이라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부를 축소해 다른 사업부로 편입시키거나 매각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ES에서 호평을 받은 롤러블(돌돌 말리는)폰 등 일부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만 남겨두는 방안, 해외 공장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주말부터 증권가와 IT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직원들이 동요하자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MC사업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CEO가 직접 중대한 사업상 결정이 임박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적자가 5조원에 이른다. 

LG전자는 2019년 스마트폰 국내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했다. 또 2017년 5000명 수준이던 인력을 지난해 3700명까지 줄이며 반등을 위해 몸부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벨벳, LG 윙 등 야심 차게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1~2%까지 떨어졌다. 한때 초콜릿폰, 샤인폰 등 글로벌 히트작으로 LG그룹의 황금알 낳는 거위였던 휴대전화 사업이 스마트폰 시대에 발맞추지 못해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날 LG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12.84% 오른 16만7000원에 마감됐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MC사업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MC사업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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