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으로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문 대통령과 유 전 장관이 2017년 7월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함께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으로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문 대통령과 유 전 장관이 2017년 7월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함께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 세 번째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유영민(69)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발탁 배경에는 대통령의 강한 결단이 있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2년 2개월가량 역임하면서 보여줬던 '포용적 리더십'이 문 대통령이 낙점한 이유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유 신임 실장은 장관직으로 있으면서 국무위원들의 대표 격인 간사 역할을 도맡았다. 당시 국무위원들은 "유 장관이 국무회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부르기도 했다.

유 실장은 여야 정치권 인사와 두루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집권 후반기 '관리형 비서실장'으로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무색무취가 그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업은 물론 정부 조직까지 이끌면서 보여준 안정형 리더십이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집권 5년 차 방향과 맥을 같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국정 운영의 방향은 정해졌고 이제 누가 그 방향대로 조직을 이끌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였다"며 "그 틀 안에서 보자면 유 실장이 관리형 비서실장으로 제격"이라고 했다.

게다가 유 실장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LG CNS 부사장, 포스코ICT 사장 등을 역임하며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도 꼽힌다. 디지털 뉴딜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집권 후반기 문재인 정부 국정 기조와 일치한다는 측면 또한 발탁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경제, 행정, 정무 등 여러 분야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덕장으로 코로나 극복과 민생 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다양한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간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등 언론에 나온 하마평은 무성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유 장관을 '단수 후보'로 놓고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 단행 이면에는 20·21대 총선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부산 해운대 지역구에 과감히 뛰어들었다가 낙선한 유 실장에 대한 '마음의 빚'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 실장은 2016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시절 인재 영입으로 당에 입당했다. 당시 20대 총선에서 당의 요구로 떠밀리듯 험지 부산에 출마하게 됐는데, 문 대표의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청와대 3기' 시작을 알리는 비서실장 교체로서 문 대통령은 새해 새 진용 개편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당면 현안을 이유로 일단 김상조 정책실장의 사의를 반려했지만, 조만간 그외 인사들의 청와대 비서실 개편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한 대대적인 내각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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