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유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며 약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5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시간으로 5일 오전 거래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3달러 하락하며 한때 배럴당 55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는 2020년 이후 최저치로,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유가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OPEC+의 공격적인 증산 결정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는 5월 3일 회의에서 오는 6월 일일 생산량을 기존 계획보다 약 3배 많은 41만1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4월부터 이미 감산 완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공급 확대가 유가에 강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일본 금속 및 에너지 안전 기구의 수석 경제학자 노가미 타카유키는, 2분기(4~6월) 하루 평균 석유 공급량이 수요를 119만 배럴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분기의 71만 배럴 초과 대비 공급 과잉이 더욱 심화된 셈이다. 그는 2025년 전체로는 하루 평균 137만 배럴의 과잉 공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으며, 이는 팬데믹 초기 이후 최대치다.
이처럼 원유 공급이 급증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은 세계 경제 성장률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석유 수요 역시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발표하기 전인 3월 말과 비교했을 때, 현재의 유가는 약 20% 하락한 상태다.
산유국들 간의 이해 충돌도 증산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카자흐스탄과 이라크 등 일부 OPEC+ 회원국이 생산 한도를 무시하자, 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었고, 공동 대응을 위해 전체적인 증산 결정을 강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가격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회원국 간의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OPEC+는 오는 6월 추가 회의를 열고 7월 생산량을 확정할 예정이며, 현재 논의 중인 증산 규모는 당초 계획의 최대 세 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각국이 계속해서 생산 규율을 지키지 않을 경우 현재 시행 중인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 조치도 10월 말에 종료될 수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4월 보고서에서 “OPEC+의 감산 해제와 세계 경제 성장 둔화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2025년 하반기 북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현재 수준인 약 61달러에서 추가 하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산유국의 재정수입 감소와 더불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급 과잉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린 현 상황에서, 국제 유가는 당분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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