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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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일간지 '20분'의 4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등 주요 코코아 생산국의 강수량을 크게 줄여 전 세계 코코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두 국가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생산 감소가 초콜릿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국가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초콜릿 가격은 7.9% 상승했으며, 3월 가격은 지난해 대비 24.6%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농업은 소규모 농장과 낙후된 시설에 의존하고 있어, 기후 변화에 취약한 구조로 지적된다.  

EAE 경영대학원의 프란세스크 루파스 교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가 4년간의 가뭄에서 회복되던 중, 사하라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이 생산량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 인해 연간 47.8만 톤 이상의 코코아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급 불균형이 4~5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코코아 나무는 가뭄이나 홍수 후 회복이 느려,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코코아 가격은 이미 급등하고 있다. 2022년 톤당 2,320달러였던 가격은 2024년 9,275달러로 치솟았으며, 지난해 12월에는 톤당 1만 2,000유로(약 1만 3,000달러)까지 오른 바 있다. 국제 코코아 기구(ICCO)에 따르면, 4월 24일 기준 코코아 뉴욕 선물 가격은 톤당 8,724달러를 기록했고, 2월에는 일시적으로 1만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루파스 교수는 "에콰도르의 생산 증가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안정되는 듯했지만, 아시아와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어 높은 가격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 등 다른 생산국들이 대규모 농장 투자를 시작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당장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초콜릿 가격 인상을 계속 겪을 전망이며, 업계에서는 공급망 다각화와 농업 기술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후 변화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초콜릿의 '달콤함'이 점차 사치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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