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의 경우, 보육료가 9% 상승
높은 육아 비용, 직장 그만 두고 육아 휴직 선택
영국, 세계에서 육아비용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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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전 세계 각지의 주간 탁아 비용을 전면적으로 상승시켰다.

인적자원컨설팅업체 ECA 인터내셔널의 연구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주간 보육료는 전년 대비 6%, 미국은 9%까지 치솟았다.

높은 육아 비용으로 여성들은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승진을 포기하거나 직장에서 완전히 퇴출 되고, 아이를 적게 낳거나 낳지 않기로 결정하는 여성들도 있다.여성은 가정과 일 사이에서 취사선택을 함으로써 경제에 손실을 초래한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드리아나 듀피타 애널리스트는 "여성을 노동력에서 퇴출 시키는 것은 경제 전체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여성의 노동 참여율이 남성과 맞먹는다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약 10%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육아비용 상승 추세를 되돌리는 것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을 촉진하고 보다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관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일본·아랍에미리트·브라질·영국 등 5개국에 대한 ECA 인터내셔널의 조사 결과를 분석해 높은 보육료가 이들 경제권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선진국 중 여성 노동력 비율이 가장 낮은 미국에선 여성들이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을 줄이면서 연간 약 237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은 현재 소득 비율로 따지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간 탁아비를 받는 나라 중 하나다.지난해 미국에서 아이 한 명의 주당 평균 보육료는 321 달러였다.

뉴욕과 같은 도시의 공적 지원 제도 하에서 많은 직업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도 탁아 수당을 받지 못하자 일부 독신 여성들은 단기 복지를 신청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UAE의 지난해 연평균 보육료는 6만4275디르함(약 2328만 원)으로 베이비시터 채용 비용은 보육료와 같거나 더 높은 것이다.

외국인 이민자는 학자금 지원이나 의료 복지 등을 보장 받을 수 없고, 거부(巨富)가 아닌 외국인이 제대로 육아를 하려면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비싼 보육료를 내야 한다.

브라질 정부는 무료 공공 주간 탁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기 명단이 길고 정원이 부족해 3세 이하 어린이의 30%만 무료 공공 탁아소에 입소할 수 있다.

브라질은 이미 2007년부터 육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무료 공공 주간 탁아소를 추첨 해 배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브라질에서는 2500여 개의 공립 탁아소가 문을 닫았고, 사립 탁아소는 빠르게 부활했다.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민간 어린이집의 비용도 치솟고 있다. 코로나 전 140명의 아이를 돌보는 데 필요한 돈이 지금은 100명밖에 안 될 것 같은 수준으로 그만큼 육아 비용이 상승했다는 반증이다. 

영국의 육아복지는 상대적으로 후한 편이지만, 연간 평균 육아 비용이 가구 소득의 약 30%를 차지해 세계에서 육아비용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지난해 3월까지 한 해 동안 영국 여성의 40% 가까이가 아이를 돌보기 위해 근로시간을 줄였다.

현재 영국의 많은 회사들은 초보 엄마에게 최소 6주의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강화 출산휴가'를 제공하고 있다.내년 9월 전면 시행되면 만 5세 이하 자녀를 둔 모든 직원은 주 30시간 보육료를 지원받는다.

일본 육아시설 같은 경우는 월평균 27만 원에 못 미치지만 배정이 원활하지 않고 가사도우미 비용도 많이 든다.이 때문에 많은 여성이 일자리를 지켜야 아이와 가정을 돌볼 수 있다. 아이가 있는 여성은 하루에 약 7시간의 무급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데, 이는 남성의 약 5배이다.

일본의 출산율은 이미 세계 최하위권에 이르렀고, 정부의 그동안 출산장려 조치도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민간 부문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화장품 대기업 시세이도에서는 5년간 유급 출산휴가를 제공하고,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단축해 여성 근로자들이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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