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하락은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세 둔화 영향
브라질 중앙은행이 2일 3년 만에 금리 인하 결정
베트남 중앙은행도 올봄 이후 연이은 금리인하를 단행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중앙은행은 금리를 그대로 유지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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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이 조정을 받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신흥국들이 이미 정책금리 인하에 나선 것 외에도 올가을 미·유럽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시작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평균 정책성 금리가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을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2일 3년 만에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한때 12%를 넘던 물가상승률이 2023년 목표물가 상승률(3.25%) 아래로 떨어졌다.

베트남 중앙은행도 올봄 이후 연이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중앙은행은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미·유럽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에 따라 9월 금리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유예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은 3.0%로 2022년 6월의 9.1%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존 CPI 상승률도 7월 5.3%로 2022년 10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일본의 6월 CPI(생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3.3%로 1월의 4.2%에 비해 안정세를 보였다.

일본 중앙은행은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장기금리 변동구간 상한을 1.0%로 상향 조정했지만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총재의 말대로 마이너스 금리를 없앨 단계는 아니다.

인플레이션 하락은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영향이 크다.

유가는 지난해 6월 최고치였던 것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밀 가격도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초기 사상 최고치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시작된 급진적 금리 인상도 주효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정책금리와 CPI 상승률 차이는 6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높다는 것은 경기가 얼어붙기 시작했음을 예고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비교 가능한 수치가 있는 미국·영국 등 주요 9개국의 정책금리 평균치가 2023년 6월까지 1년 반 동안 3.38%포인트 올랐고, 같은 기간 금리 인상 속도가 이렇게 빨랐던 것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10%를 넘어서면서 연준은 급진적인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해야 했다.

각국은 경제와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여전히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통화긴축 정책의 영향으로 2023년과 2024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3.0%에 그쳐 2000~2019년 평균 증가폭인 3.8%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금리 인상으로 단기 융자 금리가 치솟으면서 미국 지역 은행들의 파산을 비롯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1980년대 미국은 두 차례의 극심한 경기침체 끝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플레가 진정되고 있어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변동 가능성은 여전하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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