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평균 임금 수준은 2008년 이후 오르지 않아
5월 인플레이션율은 8.7%로 유로존(6.1%)보다 높아
영국은 서유럽과 주요 7개국 중 가장 높아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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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의 병자'처럼 보이고 있다고 스페인 이코노미스트지가 27일 보도했다.

이 나라의 5월 인플레이션율은 8.7%로 유로존(6.1%)보다 훨씬 높았고, 서유럽과 주요 7개국 중 가장 높았다.

고물가 문제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영국은행은 ECB보다 연준에 더 가까운 속도로 금리를 올렸다.

블룸버그 경제부가 27일 발표한 계산에 따르면 그 여파는 1년 내내 경기침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자 댄 핸슨과 안나 안드라드는 분석 보고서에서 영국이 2023년 겨울부터 2024년 가을까지 1년간 지속된 경기 침체를  맞을 전망인데, 이는 이웃 국가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대가'로   나타날 전망이다.

경제학자 사이먼 라이언 루이스와 존 스프링포드는 이런 상황을 영국의 특별한 결정인 브렉시트 탓으로 돌렸다.

브렉시트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5%나 손실됐는데, 이는 경제학자들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핵심인플레이션율은 G7 중 가장 높은 약 7.1%로, 설상가상으로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출병 이후 에너지 가격은 2022년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에너지 가격 안정은 스페인 등에서 일어난 것처럼 영국의 인플레이션 수치를 낮추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영국의 서비스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고, 식품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라이언 루이스(Lewis)는 분석 보고서에서 가장 큰 문제는 브렉시트가 돌이킬 수 없이 그 나라의 상품 공급을 줄였고, 이로 인해 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수요를 줄이는 것이며, 이는 그 나라를 빈곤의 영향을 받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슨과 앤드라드는 영국 중앙은행이 계획한 금리 인상(현재의 5%에서 5.75%로 인상)이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율을 5% 미만으로 낮추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영국의 금리가 6.25%에서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5.75%로 오르면 GDP가 1%포인트 하락할 수 있고, 추가 금리 인상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이들 전문가는 금리가 5%대로 올라감에 따라 금융안정에 충격을 받을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제적 타격은 영국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이 국민의 실질소득은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영국 싱크탱크 결의재단에 따르면 영국의 평균 임금 수준은 2008년 이후 오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현재의 임금 인상 수준이 (물가 상승의 영향을 상쇄할 만큼) 너무 높아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즉, 15년 동안 실질 소득 수준이 개선되지 않은 근로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영국의 광범위한 빈곤화에 적응하기 위해 더 많은 구매력을 잃어야 할 상황이다.

이 밖에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계는 주택 측면에서도 충격을 받고 있다.

영국 국민의 약 3분의 1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한 임대 보조금을 받았지만, 지금은 시중에 나와 있는 주택의 4%밖에 안 된다.

4월에는 이 보조금으로 시중의 12%까지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장 취약한 가구의 월세 지출과 임대료 보조금의 차이가 지난 1년 동안 두 배로 증가했으며 정부는 이를 늘릴 돈이 없는 형국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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