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노동법 위반
글로보와 배달원 정식 고용 맺어야

글로보(Glovo)
글로보(Glovo)

지난 1월 24일(현지시간) 스페인의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기업 ‘글로보(Glovo)’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노동법 위반으로 벌금 5,700만 유로(원화 약 765억 원)를 물게 됐다.

스페인 노동부는 글로보가 배달원들과 정식 고용 계약을 맺지 않았으며, 노동 허가를 받지 않은 이민자 출신 비정규직 약 800명에게 배달일을 줬다며 벌금 사유를 밝혔다.

2021년부터 시행된 스페인의 새 노동 관련 법률, 일명 ‘배달원 법’을 보면 음식 배달 업체에서 일하는 배달원의 지위는 자영업자가 아닌 해당 업체의 직원으로 규정돼 있다.

글로보는 2022년에도 배달원 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7,900만 유로(원화 약 1,061억 원)를 부과받았다.

스페인 노동부 욜란다 디아즈(Yolanda Diaz) 장관은 “배달원 법은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기업을 겨냥해 만들어졌으며, 그 어떤 기업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면서 “글로보에 벌금을 부과한 것은 이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글로보는 “노동부가 지적한 위반 사항은 2021년 배달원 법이 발효되기 이전에 발생한 일.”이라며 이번 결정에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도 이전까지는 배달원이 피고용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돼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으나, 스페인 당국은 이들이 고용주와 공식 계약을 맺고 급여를 받는 노동자로서 법적 보호를 받도록 하고자 2021년 새 법률을 시행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음식 배달 앱에 등록된 배달원의 지위를 법으로 명시한 국가는 당시 스페인이 처음이었다.

유럽 각국은 음식 앱 배달원을 비롯한 플랫폼 노동자의 지위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대법원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 운전자는 자영업자가 아닌 노동법 적용을 받는 근로자 신분이라고 판단했지만 벨기에에서는 최근 또 다른 음식 배달 앱 ‘딜리버루’ 배달원을 피고용자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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