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로 인한 노동자들의 보호 조치 확산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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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베트남의 음식 배달 플랫폼이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보상하기 위해 '폭염 할증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동남아 운송 서비스를 하는 그랩은 몇 달 전부터 베트남에서 '비 오는 날 할증료'를 부과해왔으며, 지금도 기온이 섭씨 35도에 이를 때 할증료를 부과한다.

그랩 대변인은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것은 우리 운전사와 배달원에게 힘든 일이기 때문에 그들이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노이 및 호치민에서 고객은 차량 호출, 주문 또는 인터넷 잡화 구매 시 5000동(280 원)의 고온 날씨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며 요금은 퀵서비스 할증요금이 3000동이다.

자야 딘다우 세계자원연구소 프로그램 소장은 폭염에 노출돼 건강을 해치고 부상이나 집중력 저하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폭염에 따른 할증이 노동자들을 착취해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게 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누리꾼들은 그랩이 징수된 5000동 할증료를 운전기사와 배달원에게 모두 주지 않고 3600동만 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잦은 폭염과 홍수가 발생하면서 여러 나라의 소비자와 노조도 극한의 날씨가 하위직 근로자에게 미치는 건강영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열 스트레스(heat stress)는 섭씨 35도가 넘는 고습 환경에서 발생해 체온이 40도를 넘으면 더위를 먹는다.

인도에서는 약 750만 명의 일용직 근로자가 4월과 5월 사이 섭씨 40~50도의 기온에 노출돼 일하고 있다.

한 뭄바이 주민은 일찌감치 배달원이 더운 날 4.5㎞를 걸어서 배달하도록 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 게시글은 인터넷에 떠돌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릭스나스웨이미 인도 긱 노조 대표는 "인도의 긱워커는 보호받지 못하고 직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직업 건강과 안전 규칙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인도 기업들도 대응에 나섰다. 장소마다 휴게소를 만들어 무료 청량음료를 제공하는 배달 플랫폼이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도 최근 열사병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근로자 보장을 위한 다양한 권고안이 나오고 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시청은 화요일 기온이 섭씨 39도까지 오르면 거리 청소를 중단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유럽노동조합총연맹도 각국에 안전한 최고 작업 온도를 요구하고 있고, 영국노동조합총연맹은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으면 작업을 중단하는 법을 입법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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