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삼킨 새우' 성정··· 법원, 이스타항공 최종우선협상대상자 오늘(21일) 발표
-법원, 내달 2일까지 '자금력' 및 '경영적합성' 등 정밀실사 실시후 최종 결정
-투자업계 "자금능력·서비스업 경험 전무 등 우려"···마지막 관문 넘을까

이스타항공 사무실 전경/ 사진= 뉴시스 제공.
이스타항공 사무실 전경/ 사진= 뉴시스 제공.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 후보로 낙점된 가운데 법원이 오늘(21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지난 17일 이스타항공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이 인수권을 행사에 대한 공문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딜로이트안진 측은 이스타항공 매각을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한 바 있다. 이 방식은 사전 인수의향기업을 선정해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뒤 추가적인 공개입찰을 통해 최종적인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 

사전 인수의향기업으로 선정된 성정은 지난 14일 쌍방울그룹이 단독 응찰한 공개입찰에서 쌍방울 측이 제시한 인수금액보다 높은 가격을 수용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지휘를 획득했다. 최종 결정은 10여일 간 진행 될 법원의 정밀실사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 고래 삼킨 새우...성정, 어떤 기업

종합 부동산업체 성정은 충청도를 기반으로 하는 중견 건설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 약 60억원 수준의 회사로 유동자산도 약 46억원에 불과하다. 관계사중 가장 큰 사업장이자 성정 대표의 부친이 운영중인 백제컨트리클럽의 총자산도 963억 수준이다.

이 회사는 형동훈 대표의 아버지인 형남순 백제컨트리클럽 및 대국건설산업 회장을 주축으로 항공사 설립 초기였던 지난 2007년에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으나 건설사업 등에 필요한 현금 유동성 문제로 인수를 포기했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M&A업계는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에는 1100억원 이상의 인수금액과 별도로 3~400억원 이상의 정상화 투자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스타항공이 부채만 2500억원에 달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정의 지배구조는 전형적인 가족 경영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해 기준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와 딸 형선주씨가 각각 48.32%와 47.63%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나머지 지분 4.05%는 형 회장이 보유중이다. 형 회장은 백제컨트리클럽 지분 87.1%를 보유중이며 백제컨트리클럽이 대국건설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성정은 지난 2005년 대국건설을 경영하던 형 회장이 부동산매매 및 임대업을 위해 성정개발주식회사를 설립, 지난 2008년에는 충남 부여에 백제컨트리클럽(27홀)을 설립한 이후 지난 2014년 성정개발의 자산과 부채를 인적분할해 주식회사 성정을 분리했다.

앞서 성정 측은 쌍방울그룹이 공개입찰 본입찰에서 약 1100억원대의 인수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한뒤 회사가 당초 제출한 금액보다 약 100억 원을 추가로 제시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우선협상자로 낙점 된 것으로 알려졌다.

◇ 서비스업 경험 '전무', 경영능력 입증 등 관건

투자업계에서는 성정의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항공시장 경색과 함께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 받는 국내 저가항공업계에 환경 등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장기간 경영악화로 골머리를 쌓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적지 않은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무리한 현금 유용과 추가 대출 시행 등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전을 두고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는 말까지 나온다.

항공업계는 인수 자금 운용에도 우려를 나타낸다. 인수가 결정되면 곧 바로 매달 유지 비용만 30억원 이상이 투입되야 할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보유 자산(골프장 등) 매각이나 기존 이스타항공의 하드웨어를 담보로 한 금융권 대출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무'한 서비스업 경험도 걸림돌이다. 성정이 관계사 도움 등으로 자금을 마련한다고 할지라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파격적인 경영 수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건설업 기반으로 성장해온 성정이 조가항공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버텨 낼 만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느냐는 법원의 최종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 이상의 투자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상황을 종합해보면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은 대부분 부친인 형(남순) 회장의 개인 자산 등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인수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능력과 안정적인 운영자금 확보 가능성 등에 법원의 정밀실사가 집중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진승 기자 sj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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