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T IR 간담회, 구현모 KT 대표 "지난 1년 미디어 전략, 향후 1년은 금융 사업 집중"

서울 양천구 목동 IDC센터에서 KT직원들이 KT 금융 클라우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서울 양천구 목동 IDC센터에서 KT직원들이 KT 금융 클라우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KT가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방송채널사업자(PP) 현대HCN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미디어와 플랫폼(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DC)을 바탕으로한 금융 사업 진출을 본격화 한다. 자회사인 BC카드를 넘어 미디어와 금융을 중심으로 그룹사 전체를 아우르는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근 구현모 KT 대표는 KT IR 간담회에서 "지난 1년 간은 미디어 전략의 큰 그림을 완성 시키는 데 집중했다면 향후 1년은 금융 관련 사업의 미래 전략을 완성시키는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KT의 현대HCN 인수가 미디어 밸류체인(가치사슬)의 방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수 성공시 시장 점유율 4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금융 사업 최전선에는 케이뱅크와 BC카드가 설 전망이다. 케이뱅크 증자를 추진중인 만큼 신뢰도 향상을 기대하는 한편 BC카드는 기존 단선적인 영업 방식을 벗어나 금융과 데이터를 결합한 금융DB(데이터베이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게 구 대표의 생각이다.

기업간 거래(B2B)와 디지털전환(DX)도 속도를 낸다. B2B 관련 직원 수만 5000명에 달하며 이미 60만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기존 KT의 폭넓은 디지털 네트워킹에 플랫폼(AI·빅데이터·클라우드·IDC)도 모두 갖췄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관건은 '밸류체인'이다. 관련 업계는 지난 10여 년간 오리발 식 사업 확장과 공격적인 M&A에도 불구하고 '다 갖춘' KT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울 만한 선도 사업을 정착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계획의 신규 사업 등과 기존 사업 간의 시너지 결합, 즉 밸류체인이 미래 성장동력 안착의 성패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방대한 사업 확장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T가 최근 수년새 기업 분할과 자회사 설립, 인수합병, 스핀 오프 등 기업 내·외부적인 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구조 혁신을 추진해 왔지만 정작 지난해 부터 상승중인 주가를 제외하고는 개별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통 사업 부문의 잡음도 걸림돌이다. 최근 초고속인터넷 판매의 무리한 영업으로 논란을 빚은데 이어 새로 출시한 'IPTV용 단말기' 판매와 관련해 대리점 갑질 의혹에 휩싸이는 등 고질적인 판매 형태와 유통망 관리, 고착화된 조직문화 등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더욱이 현재 진행중인 현대HCN와 알티미디어, 현대로보틱스, 뱅크샐러드 등의 추가적인 M&A와 지분 투자 등도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가중되는 상황에서 탈 한국을 벗어나 그룹사 전체 밸류체인에 어떤 시너지를 가져오게 될지에 대한 예측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KT측은 올해도 그룹사 구조개편과 공격적 M&A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플렛폼과 미디어, 금융을 주축으로 하는 사업분야 재편을 완성하고 플랫폼 B2B 사업 비중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구 대표는 "올해 목표는 총 매출 19조원에 영업이익 1조원이며, 플랫폼 B2B 사업 비중은 오는 2025년까지 50%로 확대할 것"이라며 "역량 있는 기업과의 제휴를 확대해 나가면서 앞으로 1년 간은 금융 쪽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우려와 기대 속에서도 구현모 KT 사장의 IR 소통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KT 기업 문화와 전임 대표 등이 기업투자나 IR관련 대외 정보 공개에 취약했던 반면 구 대표가 부임한 지난해 이후 애널리스트 간담회와 투자 간담회 등 IR 관련 행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편 구현모 KT 사장은 지난해 부임 이후 줄곳 전통 사업 분야인 통신부문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 등을 시장에 공개하는 한편 순이익 대비 50%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등 명확한 투자 배당 기준을 마련해 KT 주주 가치 제고에 마노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진승 기자 js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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