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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선박 억류' 이란에 대표단 파견…이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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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선박 억류' 이란에 대표단 파견…이란 "필요없다"
  • 김소진 기자
  • 승인 2021.01.06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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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한국 국적의 유조선 'MT-한국케미호'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뉴시스]
4일(현지시간) 한국 국적의 유조선 'MT-한국케미호'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7일 새벽 한국 국적 선박이 억류돼 있는 이란에 실무대표단을 파견한다. 이란 측에서는 별도 방문 합의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양국 외교부간 공식 방문이 아닌 만큼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란이 선박 억류 문제가 '기술적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는 데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의 방문과 관련해 선박 억류 문제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면서 당장 현지에서 억류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과 실무자들로 구성된 대표단 4명이 오는 7일 새벽 이란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현지에서 이란 측과 양자 교섭을 통해 억류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오는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한다.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은 선박 나포 사건 이전부터 추진돼 왔으며, 양자 현안을 비롯한 공동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발생한 선박 억류 문제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간담회에 보고한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선박 억류 관련 상황'을 통해 "아중동 국장의 이란 긴급 파견, 최종건 1차관의 이란 방문 추진으로 직접 해결 요청 등 당국간 협의를 지속하겠다"며 "우리 국민의 안전 확인 및 조속 억류 해제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이란 측에서 한국 대표단과 최 차관의 방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일각에서는 방문 일정이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IRNA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 외교부 차관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이 문제와 무관하다"며 "이 문제는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외교적 왕래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양국간 별도 방문 합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실무대표단의 이란 방문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대사관과 업무 협의에 기초해 이란 당국과 소통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상호 방문과 같이 공식 방문 절차에 준해서 협의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가는 것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내일 새벽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실무대표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 검사(PCR)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음성이 확인되는대로 출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차관의 이란 방문 역시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란 측이 선박 나포에 대해 '기술적 문제'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한국 선박 문제는 완전히 기술적인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기술적인 문제를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다룰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억류된 MT-한국케미호가 이란 남부의 항구도시 반다르 아바스에 억류돼 있으며, 추가 조사를 위해 현지 사법부에 넘겨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 역시 환경 오염 관련 이란 주장의 진위, 공해·영해 여부 논란, 우리 선박 승선 과정에서의 국제법 준수 여부 등 사실을 확인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선박의 법적 지위와 무관하게 무해통항이 부정되는 '고의적이고 중대한 오염행위'에 대한 입증이 없는 한 국제법 위반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란 측의 표면적인 입장과 달리 실무 대표단과 최 차관의 이란 방문에서 국내에 동결돼 있는 원유 수출 대금 70억달러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요 관심사다. 이란 측에서는 원화 자금 문제와 연계해 협상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란 정부 내에서 동결 자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원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한국이 이란 자산 70억달러를 동결하고 있다"며 "누군가가 인질범으로 불려야 한다면 이는 헛된 구실로 70억달러 넘는 우리 자금을 인질로 잡고 있는 한국 정부"라고 주장했다.

그간 이란과 정부, 미국은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개설된 이란 계좌에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7조5700억원)를 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해 왔다.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한국 원화자금을 이용해 이란이 대금을 납부하는 방식인데, 미 재부무 역시 제재 예외를 승인했다.

하지만 송금 과정에서 달러로 환전하면서 자금이 재동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란 정부가 결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란 측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등 여러 상품과 동결된 자금을 교환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향후 대표단 방문에서 한국과 이란 간에 동결 자금의 해소 방안에 대한 협의가 추가적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3시30분께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의 선박 '한국 케미'호가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항에서 UAE 푸자이라항으로 향하던 중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이란 영해로 이동·억류됐다. 현재 선박은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에 입항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케미호는 9700톤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으로 선장과 항해사 등 우리 국민 5명, 미얀마 11명, 베트남 2명, 인도네시아 2명 등 모두 20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직후 외교부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주이란, 주오만, 주UAE대사관에 현장 대책반을 가동했다. 이후 5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 재외국외민보호 대책본부 회의, 최종문 제2차관 주재 외교부-재외공관 화상회의 등을 열고, 선박 억류 해제와 우리 국민의 무사귀환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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