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극한으로 이어진 가운데, 청와대가 추 장관 후임으로 박범계(57·사법연수원 23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해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박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 총장에 대한 공개 지지 표현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이같은 인연을 바탕으로 윤 총장과 활발한 소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추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만큼 윤 총장의 갈등관계도 그대로 이어받을 공산도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연말 개각을 단행하며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리에 박 후보자를 지명했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가 법무부와 검찰 쪽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검찰개혁을 완결할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자는 판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이며 청와대 법무 비서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국회 사법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박 후보자는 지명 이후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 이제 법무행정도 혁신하여 국민의 민생안정에 힘이 되어야 한다"는 소감을 내놨다.

주어진 임무가 '검찰개혁 완수'다 보니 검찰 조직과 적극적으로 살을 맞대야한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처럼 윤 총장과 갈등 관계를 형성할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박 후보자의 경우 윤 총장과 인연이 있는 만큼 다른 그림이 연출될 수도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3년 윤 총장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해 징계를 받자 SNS에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는 글을 썼다. 당시 '사법연수원 동기', '서초동 동기모임' 등을 언급하며 개인적인 인연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윤 총장 측 의견을 일부 받아들인 절충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으로 여권 관계자들에게 '윤석열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고 비판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박 후보자 역시 윤 총장을 향해 강경한 입장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 등 갈등 불씨가 도처에 있는 상황이라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의 답변자세를 호통치는가 하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 윤석열이 갖고 있는 정의감, 공정심 이 부분에 의심을 갖게 됐다"고 비판했다. 당시 윤 총장은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랬지 않느냐"고 받아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지난 16일에는 SNS에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혐의가 일단은 (징계위원회에서) 인정됐으니 아무리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끄집어내 붙인다 한들 총장은 스스로 허물이 없는지, 남의 허물을 편을 갈라 단죄할 자격이 있는지 자성 한번 하는게 자연스럽다 느껴진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