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변동으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 안내판에 가격이 적혀있다. [사진=뉴시스]
국제유가 변동으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 안내판에 가격이 적혀있다. [사진=뉴시스]

국제 유가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유와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추가 부양책 합의로 위축됐던 원유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유 강세가 이어지자 국내 시장에선 이 파장이 정유ㆍ에너지 관련 주식들로 이어졌다. 최근 한 달간 가장 큰 오름폭을 보인 주식은 SK이노베이션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SK이노베이션은 17만8500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달 2일 주가 대비 45%가량 급등한 것이다.

에쓰오일은 한 달 동안 28% 올랐고,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반영되는 현대중공업지주는 24%, GS칼텍스의 실적이 반영되는 GS는 10% 상승했다. 롯데케미칼도 같은 기간 17% 뛰었다. 

실적 자체는 글로벌 정유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로 악화된 상태다. 국내 정유사 정제마진을 유추할 수 있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여전히 손익분기점(BEP)인 배럴당 5~6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다만 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락세를 보인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지난 4일(현지 시간) 기준 내년 1월 인도분 WTI는 46.26달러까지 치솟았는데 한 달 동안 30달러 후반에서 46달러로 20%가량 급등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호조와 미국 의회의 추가 부양책 합의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은 오는 10일 전후 백신 긴급 사용 승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대규모 부양책 통과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원유 수요는 추가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해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핵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며 "이란산 원유 생산과 수출을 견제하고 있다는 점은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내년에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는 최대 50달러대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국의 연합체) 산유국이 증산 결정에도 유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하루 평균 770만 배럴에서 720만 배럴로 감산하기로 조정했지만, 유가 하락 압력을 주기는 역부족이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수요 정상화 과정 속 유가 상승 압력이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내년 WTI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48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며 "유가 반등과 수익성 회복으로 정제마진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정유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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