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 기업, '랜섬웨어 공격'에 18개 행정구역 '비상사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대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뉴욕상업거래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 전주 대비 1% 이상 올라

사진=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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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에서 발생한 송유관 회사의 랜섬웨어 해킹 공격이 국제 유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 당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미국의 대표적인 송유관 운영 회사로 총 8850km 길이의 송유관을 운영중인데 미 동부지역으로 향하는 유류의 '절 반' 가량이 묶인 상태다.   

12일 주요 외신과 미국 교통부 발표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으로 미 동부 텍사스주와 뉴욕주를 비롯해 워싱턴 D.C. 등 18개 행정구역에 비상사태 발의해 석유 등 유류 배달을 위한 긴급 수송책을 마련해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랜섬웨어는 몸 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를 합친 합성어로 컴퓨터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쓸 수 없게 만든 뒤 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말한다. 미 경찰당국은 이번 공격의 주범으로 해킹 조직 ‘다크사이드’를 의심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내 일부 해킹 전문가들은 사이버공격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매체에 "우리(러시아) 정부는 이번 일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송유관 복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 교통부 측은 "랜섬웨어 공격으로 시스템 작동이 불가했던 일부 송유관이 어제(11일)부터 다시 가동을 시작했다"며 "빠르면 이번 주말까지 대부분의 송유관 운영이 복구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송유관 해킹 사태로 국제유가도 불안한 조짐을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6센트(0.6%) 오른 배럴당 6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시스템 해킹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내 휘발류 가격도 크게 요동쳤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985달러를 기록해 지난 2014년 11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을 갈아 치웠다. 송유관 셧다운 영향으로 이번주 휘발유 가격은 더 오르게 될 것이라고 AAA측 내다봤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입장도 강경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주 행정부와 경제부처 관료들과 가진 회의석상에서 "이대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며 "앞으로 다른 시설도 랜섬웨어 공격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엄격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당부도 이어졌다. 같은 날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미국 최대의 송유관이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폐쇄되고 완전히 재가동하는데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간 동안 절대로 가솔린을 사재기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최진승 기자 js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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