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둔 12일 오전 '비정규직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노동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노동 존중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둔 12일 오전 '비정규직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노동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노동 존중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 가운데, 비정규직 단체들은 같은 시각 "노동공약 50개 중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규탄했다.

시민단체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은 1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의 노동공약 불이행 비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단체는 "문 대통령이 오늘 전태일 열사에게 무궁화장 훈장을 추서한다"며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지옥"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 해 2400여명, 하루 7명이 밥벌이 나갔다가 일터에서 죽고 코로나19 노동재난 속에 해고되거나 휴업수당, 실업급여도 받지 못한 채 생계조차 이어가기가 어렵다"며 "그런데 청와대는 훈장 추서를 노동열사에 대한 국가차원의 예우이며 진보인양 호들갑을 떨고 언론은 '노동존중 정부'라고 치켜세운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문재인정부의 노동관련 공약 50개 중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우리는 참혹한 노동현실을 전태일 열사 무궁화훈장 추서로 가리려는 비겁한 정부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 희망퇴직 남용방지법'등 노동존중 공약 50개중 무엇하나 지키지 않았다"며 "오히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은커녕 최저임금 산정방식(산입범위)을 바꿔 임금 삭감을 가져왔다"고 했다.

이어 "또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은 자회사정책으로 둔갑해 여전히 비정규직들은 비정규직 신세"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지 50년지 지났고 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며 "비정규직 모습은 2년전 공공기관인 서부발전소에서 일하다 콘베이어벨트에서 죽은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모습 그대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시도하다 중단한 노동법개악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노동자들이 겪는 해고위기 대책은 나몰라라하고 노동자들의 단결권,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도록 법을 개악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고(故)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이날 고인에게 국민 훈장 중 첫번째 등급인 무궁화장 훈장을 추서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전 의원과 전태삼씨가 고인을 대신해 무궁화장을 받았다.

청와대는 노동 분야에서 무궁화장을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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