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라임자산운용 사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 접대 의혹’과 관련한 폭로 편지가 도화선이 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강도 높은 2차 조사를 진행했고 김 전 회장이 접대 대상으로 지목한 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에 달한 갈등이 수사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추 장관이 김 전 회장의 옥중편지를 가지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이 수사 속도에 탄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자체 감찰 결과 ‘검사 술 접대 의혹’을 사실로 잠정 결론 내린 뒤 감찰 결과를 서울남부지검에 꾸려진 전담수사팀에 넘기고 있어 수사에 힘을 실어줬다는 주장이다.
29일 김 전 회장의 변호인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진행된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의 2차 조사에서 법무부 감찰 당시 밝히지 못한 나머지 한 명의 접대 검사를 추가로 지목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첫 번째 옥중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7월 세 명의 검사에게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후 사흘간 진행된 법무부 감찰에서 접대 대상 검사 두 명을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또 당시 술자리에 있던 관련자 중 일부의 휴대폰 포렌식 자료 등을 토대로 접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력한 날짜도 언급했다. 이외에도 지난 법무부 감찰 조사에 대한 보강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김 전 회장이 수감돼있는 서울남부구치소를 찾아 출정 조사를 했다. 조사는 오후 9시 40분께 끝나 저녁식사 시간을 포함해 약 7시간 40분간 진행됐다. 특히 이날 조사는 지난 25일 있었던 1차 조사와는 다르게 진술조서도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6일 김 전 회장이 접대 대상으로 밝혔던 검사 두 명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2차 조사가 이뤄진 지난 28일 오후에는 김 전 회장이 접대장소라고 밝힌 서울 청담동 룸살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회장이 나머지 한 명의 접대 검사와 접대 날짜를 특정하며 검찰의 수사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진술과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날짜를 특정한 뒤 김 전 회장의 입장문에 등장한 변호사와 검사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 역시 “앞으로도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검사들은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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