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의 효과에 대해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어 집값 안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불로소득 환수 △투기수요 차단 △주택공급 물량 최대한 확보 △세입자 보호 등 4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택·주거 정책의 종합판’으로 규정하면서 “정부가 책임지고 주거의 정의를 실현해 나가겠다”며 “실수요자는 확실히 보호하고 투기는 반드시 근절시키겠다는 것이 확고부동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의 최근 부동산 대책인 8·4) 종합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일명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섬진강 일대 수해 지역을 둘러본 뒤 출입 기자들과 저녁 식사를 한 자리에서 집값이 진정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일시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집값이 무슨 안정이냐”며 “대통령 본인이 그냥 감이 없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보유세 부담이 다른 나라보다는 낮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뭘 몰라서 하는 이야기”라며 “그렇게 비교하면 안 된다, 세금은 나라마다 역사적 발전을 거쳐서 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를 만들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도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들 아우성과 여당 지지도가 급락하는데도 (문 대통령이) 또 다시 다른 나라 이야기하듯 한다”며 “구중궁궐에서 달나라만 보고 계신가”라고 비꼬았다. 그는 “국민들이 어떤 생각인지, 실제 현실은 어떠한 상황인지, 세상 민심 좀 제대로 보라”고도 일갈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귀를 의심했다”며 “문 대통령의 자화자찬에 오도된 현실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부동산 문제로 대통령 최측근 참모들이 줄사표를 제출한 상황을 모르는가”라며 “지난 주말 우중에도 서울 한복판에 부동산 정책에 분노한 사람들이 모였다, 그건 보고 못 받고 뉴스는 안 봤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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