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6년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일한 위안부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고(故) 손모씨 운구차가 10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약 16년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일한 위안부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고(故) 손모씨 운구차가 10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마포구 위안부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가 지난 6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오늘 눈물 속에서 발인이 진행됐다. 

여성인권운동가와 시민들, 여권 인사 등은 손씨의 빈소가 차려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모여 '할머니들의 동지이자 딸'이라고 불렸던 그를 기리며 추모했다.

10일 손씨를 싣은 운구차는 오전 8시15분께 장지로 출발했다. 지난 6일 그가 돌연 목숨을 끊은 후 나흘 만이다. 손씨의 장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오전 7시경 진행됐던 추도기도에 참여한 후 손씨를 배웅한 관계자 수십여명은 이날 서로를 감싸안고 오열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 등은 운구차에 함께 오른 것으로 보인다.

손씨는 2004년 5월부터 약 16년간 쉼터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동고동락해왔다. 생전에 그는 할머니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 쉼터에서 일하며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 과정까지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의 지인인 활동가들은 전날 추모제에서 "할머니들의 동지이자 딸"이라고 그를 평가했다. 이들에 의하면 손씨는 토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같이 할머니들 곁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손씨는 할머니들 입맛에 맞춰 각기 다른 밥솥을 준비할 정도로 헌신적이었다고 한다.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위해선 소화가 잘 되도록 부드럽게 밥을 짓고, 당뇨가 있는 길원옥 할머니를 위해서는 잡곡을 넣어 밥을 두번 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손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35분께 경기도 파주 소재 자택인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정의연 관계자들은 손씨가 쉼터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와 언론의 취재 경쟁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심정을 수차례 호소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나영 정의연 대표는 전날 추모제에서 "검찰의 과잉 수사와 언론의 무차별 취재 경쟁 행태에 매일 불안해 하셨음에도 길 할머니의 안위를 우선시하셨다"며 "피해자 운동에 대해 묵묵히 일 했던 소장님을 너무나 당연시했던 저희를 용서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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