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표심의 분노 “농협회장 자리 놓고 표장사”
- “지지세력 업고 사리사욕만 챙겨” 영남표 제 3지대로 가나

[사진=농협중앙회제공]
[사진=농협중앙회제공]

농협중앙회장선거가 오는 31일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최근 회장 자리와 핵심 참모 자리 그리고 이권 등을 두고 각 후보들과 진영들 간의 이합집산과 합종연횡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김병원 전 농협회장 최측근 A씨가 선거를 앞두고 조합관계자에 전화해 불법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농협지역조합의 한 관계자는 27일 “A씨는 농협관계자에게 전화해 ‘유남영 후보를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김 전 회장과 최덕규·강호동 후보의 관계성을 보면 알겠지만 두 후보 유남영 후보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 인사가 유남영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최덕규 강호동 후보도 결국 유남영 후보를 도울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전화녹음 돼 있다”며 “농협의 공정한 선거를 위해 향후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문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농협회장선거를 앞두고 공정선거·클린선거를 다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농협선거가 이처럼 물밑거래·밀약 등으로 얼룩지자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영남지역은 이번 농협선거와 관련해 후보자들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는 등 내홍이 심하게 불거지고 있는 곳이다. 

혼돈의 영남 표심 어디로?

영남지역의 출마자는 최덕규 후보와 강호동 후보다. 지역농협조합 일각에서는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두 사람이 자신을 지지하는 표를 등에 업고 표장사를 하려한다고 지적한다. 

영남지역은 대의원 표가 가장 많은 지역임에도 이번 농협회장 선거에는 비교적 약체후보들만 출전했다. 최덕규 후보의 경우 지난 선거에서 선거법위반으로 검찰구속 된 적 있고 강호동 후보는 이번이 첫 출전이다. 더구나 경북지역은 출마자가 없어 영남권의 표가 어디로 가느냐는 이번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현재까지 드러난 표심동향을 살펴보면 최덕규 후보와 강호동 후보는 2강에 들기에 다소 힘이 부족해 보인다. 이런 농협선거판을 감안할 때 김 전 회장이 선거에 상당한 입김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농협 주변에서 나온다. 김 전 회장이 영남권 후보를 움직일 경우 판세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최덕규 후보와 강호동 후보는 김 전 회장과 매우 ‘특별하고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덕규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김 전 회장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로 이 일 때문에 선거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 수사 이후 그는 김 전 회장의 배려로 서해안고속도로공사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사장 자리를 맡았다. 

강호동 후보 역시 자녀 결혼식 주례를 김 전 회장이 맡았고, 김 전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강호동 후보의 합천 율곡 조합은 철탑산업표창까지 받았다.  

지역표심 업고 사리사욕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두 후보가 합종연횡을 통해 김 전 회장을 돕고 훗날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농협 주변에서는 “김 전 회장의 도움을 받으며 최측근으로 지내온 최덕규 강호동 후보가 김 전 회장이 아바타로 내세운 유남영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영남권 지역농협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경북을 포함한 경기와 충청권에서는 “강호동·최덕규 후보와 김 전 회장의 광주대학동문인 유남영 후보가 합종연횡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영남지역조합 관계자는 “최덕규 후보는 이미 선거법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런 사람이 자숙의 시간도 갖지 않고 한달만에 바로 선거에 나온다는 것은 농협가족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현재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1심 2심 모두 유죄인 만큼 대법원에서 뒤집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면 회장에 당선돼도 중도회장직박탈인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번 선거에 나왔겠나”라고 비판했다.  

최덕규 후보가 자신의 세를 놓고 또 표장사를 하려한다는 비난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덕규 후보는 지금까지 모두 세 번 출마해 매번 합종연횡을 했고 그 결과 늘 당선자로부터 자리를 받았다. 그에 대해 “이번에도 경남을 업고 표장사를 해 사리사욕을 챙기려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이밖에 지역조합원들 사이에서 “지역색이 강한 경북표가 호남중심의 편향인사정책을 편 김 전 회장의 아바타 의혹을 받는 유남영 후보로 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경북의 표심이 경남을 향하고 있지 않다. 경남의 두 후보가 모두 호남출신인 김 전 회장의 뜻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북의 표심은 현재 관망분위기이지만 선거 당일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불허다. 

농협의 한 핵심인사는 27일 “농협회장선거가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는데 디데이가 가까울수록 점점 혼탁한 선거가 돼가고 있다”며 “각 후보들과 각 진영내부 인사들의 물밑결탁 정황도 하나둘이 아니고 자신의 야망을 위해 임기도 채우지 않고 농협을 떠난 김병원 전 농협회장은 특정후보를 뒤에서 지원하는 등 농협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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