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배력 약화와 다극적 금융질서 모색

브릭스(BRICS) 국가들은 지난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16차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대리은행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각국 간 통화 결제를 촉진하고 자국 통화를 기반으로 한 독립적인 결제 메커니즘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브릭스 지불 시스템은 회원국들이 달러를 사용하지 않고 자국 통화로 무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2018년 처음 제안된 이 시스템은 러시아가 강력히 지지해 왔으며, 최근에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다극적 금융질서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며 본격적인 결제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이 시스템은 러시아의 '미르(Mir)' 결제 시스템, 인도의 'UPI(통합지불인터페이스)'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디지털 지갑, QR 코드 결제, 지역 은행과의 직접 연결 등 최신 결제 기술이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투명성을 강화하고 결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적 접근은 기존의 글로벌 금융 통신 네트워크인 SWIFT와 차별화되며, 브릭스 회원국들은 이를 통해 미국 주도의 금융 질서로부터 독립을 강화하려 한다.
브릭스 결제 시스템이 실현될 경우, 이들 국가는 무역에서 자국 통화 사용을 늘리고, 이를 통해 달러의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브릭스는 세계 경제의 약 35.4%, 인구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 구축은 이들 경제권의 무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도 남아 있다. 현재 글로벌 무역 결제의 약 80%가 여전히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SWIFT 시스템은 연간 약 150조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기존 질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브릭스 결제 시스템이 갖춰야 할 기술적, 제도적 기반이 더욱 확충되어야 한다.
카잔 선언문은 이러한 결제 시스템의 필요성과 다극적 금융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신중하게 추진해 나갈 것을 언급했다. 브릭스가 독립적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국 통화를 기반으로 한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할 경우, 이는 세계 금융질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브릭스 국가들이 보다 강력한 경제적 지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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