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는 미국으로 수입될 때 통상 수입차에 부과되는 재래식 관세 부담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부터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안 모색 중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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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글로벌 확장 추구가 북미로 옮겨가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업체 비야디(BYD)가 멕시코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급성장해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 반열에 오른 선전에 위치한 비야디는 멕시코 내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며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계획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업계 내에서 북미로의 확장 열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 시장에 공급하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차를 들여올 때 발생하는 막대한 수입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된다.

경쟁 상대인 다른 자동차 업체 CEO들은 이미 중국발 잠재적 위협에 대해 경고했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미국 내에서 이런 경쟁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들 임원들은 전기차에 있어 중국 경쟁자들의 막대한 비용 편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야디의 계획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 회사가 멕시코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비야디 대변인은 "신시장과 관련해 시급히 발표할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적어도 12개의 중국 전기차 부품 공급업체가 멕시코에 새로운 공장을 열거나 기존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이러한 부품업체들의 움직임은 북미 자동차업체들이 이 지역에서 조달한 부품을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미-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에 대한 대응이다.

BYD는 중국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해 왔다.최근 유럽, 동남아 등지의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저가형 전기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해 4분기에는 처음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사로 올라섰다.

최근 몇 주 동안 서방 자동차 회사 임원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해 점점 더 직설적으로 대응해 왔다.

비야디와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매력적인 가격과 세련된 스타일, 첨단 기술을 갖춘 전기차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중국 밖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라며 비슷한 우려를 나타냈다.

머스크 CEO는 1월 테슬라 재무보고 콘퍼런스콜에서 "이미 세워진 무역장벽이 없었다면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파괴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EU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EU 관리들이 중국 기업들이 부당한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번 조사는 새로운 관세로 이어질 수 있다.

멕시코는 미국과 가깝고, 인건비가 상당히 저렴하며, 현지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이용해 낮은 관세 또는 심지어 무관세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자연적인 경유지가 될 전망이다.

비야디 계획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 회사가 조사 중인 일부 지점이 미국 국경과 가깝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으로 수입될 때 통상 수입차에 부과되는 2.5%의 재래식 관세인 27.5%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부터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하기 시작한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비해 멕시코 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미국 진출 시 최저 2.5%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앞서 2020년 멕시코-미국-멕시코 협정에서 엄격하게 정한 현지 부품 기준을 충족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도요타 북미 회사 임원들은 지난해 가을 내부 메모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만드는 데 있어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25~30%의 원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이 같은 장점이 그리 높지 않은 미국의 관세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메모는 미국 정부가 전기차를 너무 빨리 보급할 경우 BYD·지리·니웨이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에 '미국 시장을 강타해 달라'는 공개 요청을 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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