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부전력이 출자한 캐나다 스타트업이 독일에서 진행
일본의 경우 독일보다 굴착 깊이가 2㎞ 정도 얕아, 어려움 존재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일본 중부전력이 출자한 캐나다의 한 스타트업이 독일에서 신형 지열발전을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평소처럼 지하에 축적된 증기와 온수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상에서 발전용수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것이다.

중부전력은 독일에서의 이런 움직임을 감안해 풍부한 지열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일본에 보급할 계획이다.

독일 남부 도시 뮌헨 교외의 한 숲에 높이 100m에 가까운 거대한 굴착기가 우뚝 서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캐나다 스타트업 에보르가 7월 착공한 지열발전소 건설 현장이다.

2024년 10월 발전소 4기 중 1기가 가동되고 2026년 8월이면 모든 발전소가 풀가동된다.지열을 난방용 열원으로 직접 사용하면 20만 가구에도 공급할 수 있다.

일반적인 지열발전 방식은 지상을 수직 방향으로 굴착해 지하에 축적된 증기와 온수를 빼내 활용하는 방식이다.터빈은 전기를 생산하거나 난방용으로 열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

사업화 조사부터 착공까지 약 15년이 걸리고 사업 성공률은 30%에 불과하다.지하 증기의 정확한 저장량과 온도를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보르 역시 우선 수직 방향에서 5~7㎞를 굴착한다.여기에 지하에 지름 20㎝의 구멍을 수평 방향으로 뚫어 물 통로를 만드는 '폐쇄 루프'(길이 약 3㎞)를 만든다.

이 회사는 24개의 '폐쇄 루프 사이클'을 뚫어 지상에서 물을 주입해 순환시킨 뒤 지열을 이용해 증기나 온수로 가열한 뒤 지상으로 추출한다.

이렇게 되면 사전에 지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몰라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 발전소 계획은 독일의 한 지열발전사가 제안해 2004년 승인됐다.하지만 발굴 후 증기가 부족해지자 2019년 사업을 포기했다. 독자 기술을 보유한 에가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프로젝트의 총 프로젝트 비용은 수억 유로이며 그 중 9160만 유로가 EU 보조금을 받았다.

승계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상용화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이버르측은 "전면적으로 가동하면 곧바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전체 발전용량의 46%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데 대부분 기후에 영향을 받기 쉬운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이다.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석유 공급 감소로 화력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졌고 독일은 올 4월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지열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지열발전소 수를 현재의 2.5배인 100개로 늘리고 발전소당 최대 200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24일 이보르 건설현장을 찾은 숄츠 독일 총리는 "지열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가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독일 지열발전의 부상은 일본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에보르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한 중부전력은 일본에서 이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일본은 2300여만㎾의 지열 자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지열 대국'이다.

그러나 일본의 지열발전 용량은 약 60만㎾로 지열자원의 2.6%만 활용된다.지열자원의 12.6%가 활용되는 미국 등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지열 개발이 더딘 이유 중 하나는 지열 자원의 80%가 산악 지역이나 국가 지정 공원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 환경성은 2021년 자연자원이 공원의 일부라도 개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하지만 주변 온천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현지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주부전력의 사토 유키 이사는 "에보르 기술을 사용하면 일본에서도 중단했던 계획을 재개할 수 있다.뜨거운 물을 뽑지 않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부하가 적다. 규제가 완화된 평야 지역에서도 충분한 지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되었다.

일본의 경우 독일보다 굴착 깊이가 2㎞ 정도 얕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에보르는 세계 20여 개국에서 원전 10기 분량의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당분간 독일 등 비화산 국가를 중심으로 일본과 같은 화산 국가가 폐쇄 루프 내구성 및 기능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술과 안전의 벽만 뚫으면 일본의 지열발전 보급을 가로막는 벽을 허물 수도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