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갖가지 억측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흠집 내기’ 만연
소액 주주들, 이례적으로 'KT 지지에 한 목소리’, 정치적 외풍 반대
윤경림 내정자,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혁신’과 정부정책에 “적극동참 다짐”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지난 3월 7일 KT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만장일치로 CEO 최종 후보로 윤경림 사장(KT 트랜스포메이션 사장)을 내정했다.

하지만 '통신공룡' KT의 차기 수장으로 일단 추천 된 것이지 최종 낙점 된 것은 아니다. 오는 3월 31일 열리는 KT 주주총회 관문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결국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동의 여부다.

윤경림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카이스트(KAIST)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데이콤(LG유플러스의 전신), 하나로통신(SK브로드밴드의 전신), KT 등 통신 3사를 모두 거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글로벌 대기업 CJ와 현대차그룹에서도 각각 부사장으로 일한 바 있어 글로벌 감각과 현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와 함께 인포테인먼트, 로보틱스 분야에서 KT와 현대차의 협업도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총자산 42조원의 KT를 이끌게 될 CEO 후보로 대내외적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주총을 앞두고 갖가지 억측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흠집 내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이른바 2대 주주인 현대차(지분 7.79%)가 윤경림 사장  CEO 선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KT 이사회에 전달했다는 미확인 소문과 함께 검찰이 시민 단체에서 고발한 구현모 현 KT 대표와 윤 후보자 관련 배임·일감 몰아주기 의혹 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의혹 난무에 KT는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KT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절차가 격랑 속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적 외풍에 시민단체와 주주들까지 가세하면서 얽히고설킨 난맥상에 빠져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CEO 인선 절차가 3번이나 진행된 것도, 사외이사들이 연이어 사임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러한 배후에는 여권과 정부의  'KT의 지배 구조 개선과 CEO 선임 과정 투명성 문제'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글로벌 전문성’이냐 투명성을 빌미로 하는 ‘정부의 통제력’강화이냐는 문제를 놓고 격돌하는 모양새다.

'보이지 않는 손'을 대변하듯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 직후 "포스코와 KT 같은 기업에서 황제 경영 같은 우려가 해소되려면 지배구조가 건강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역시 "회장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고착화하고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는다거나, CEO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현직 인사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린바 있다.

급기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성중 여당 간사를 비롯해서 여러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3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익카르텔', '그들만의 리그', '구현모 아바타'와 같은 표현으로 윤경림 사장을 직접 겨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우여곡절 끝에 최종 후보로 낙점 된 윤경림 사장은 31일 주주총회에 대비한 표 다지기 차원에서 정부·여당이 지적해온 '지배구조 개선안'과 '주주가치 제고안'을 신속하게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비토세력의 파상 공세는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자연히 KT 내·외부에서는 국민연금이 윤경림 내정자에 대해 또다시 비토를 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소액주주들이  KT를 검찰에 고발한 시민단체의 반대편에서 'KT 지지'를 외치고 있다. 윤경림 사장의 전문성,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프로젝트의 연속성, 주주가치 보장성 등을 이유로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른바 민심(民心)을 대변하면서 " 4차산업 혁명시대에 민간 글로벌 기업 CEO  교체에 정부·여당이 왜 개입하느냐?“ 하는 반박성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액 주주들이 이례적으로  'KT 지지'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기업의 주인은 주주"라며 윤경림 사장에 대한 지지 의사와 함께 주주 권리를 보호하고 정치적 외풍에 결연히 맞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이 지난달 25일 개설된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이 바로 핵심 결사체 조직이다. 2주 정도 지난 지금 회원 수가 이미 1천명을 넘었다.  

이에 KT 발행주식 총수 2억6천11만1천808주 중 약 1%(261만1천120주)정도가 세력화 하고 있는 모양새다. 점차 주주총회 기일이 다가올수록 결집하면서 그 수는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은 이른바 한국에서 ‘동학개미’로 여겨지는 개인투자자(개미)들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을 '부추세력‘ 이라고도 호칭을 하고 있다.

윗부분을 잘라내도 또 자라는 부추처럼 당당하게 주권(주식권리·柱式 權利)을 주장하자는 입장이다. 개인 투자자들도 뭉쳐서 풍부한 자금을 갖춘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이용만 당하지 말고 ‘자기 목소리를 내자’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다.

한편 윤경림 KT 사장 내정자는 CEO 후보 발표 직후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유발된 문제들은 과감히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 역할’ 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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