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노력을 훼손하고 있는지 걱정하게 만들어
북아프리카로 가는 항로가 유럽 항구에 비해 짧아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러시아가 유럽 시장과의 연계를 끊으면서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러시아 디젤과 다른 정제유를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보도했다.

교역 증가는 모스크바에 새로운 수입원을 제공했지만, 서방은 이것이 러시아 화석연료를 제거하려는 서방의 노력을 훼손하고 있는지 걱정하게 만들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 러시아 정제유 수출의 약 60%를 차지했으나 최근 몇 달간 수출이 줄었다.

유럽연합(EU)은 이달 경유와 휘발유 등 러시아산 정제유에 대한 수입금지가 발효됐고, 다른 지역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가격제한 조치도 시행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해 비슷한 제재를 가했다.

본지는 23일 제재가 상당 부분 효과를 거뒀지만 모스크바가 수출을 유럽에서 다른 시장으로 돌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대신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케플러에 따르면 모로코는 2021년 연간 약 60만 배럴이던 러시아 경유 수입이 올해 1월 200만 배럴로 급증했고, 최소 120만 배럴이 2월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제리와 이집트도 수입 증가세를 보였다.

튀니지는 2021년에도 러시아 석유 제품을 거의 수입하지 않았으며, 최근 몇 달 동안 화학 제품 및 플라스틱 제조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러시아의 디젤, 경유, 가솔린 및 나프타를 대량 수입했다.

1월 러시아 석유제품 280만 배럴을 수입한 데 이어 이달에도 310만 배럴을 수입할 예정이다.

튀니지와 모로코가 수입을 늘리는 사이 자국의 정제유 수출도 늘어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다른 나라의 석유제품과 뒤섞여 재수출이 우려되고 있다. 

케플러사의 선임 석유분석가인 빅토르 카토나는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수입하고 있는 석유가 너무 많아 스스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러시아 제품이 유럽으로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에게 북아프리카 항구는 서방 단골들이 기피하는 디젤 및 기타 제품을 덤핑하는 이상적인 목적지이다.

발트해에서 출항하는 러시아 선박의 경우 북아프리카로 가는 항로가 전쟁 전 유럽 항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았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낮은 운송 비용을 유지할 수 있고 제한된 유조선 팀이 아시아 또는 기타 지역으로 가는 긴 항해에 갇히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이 늘면서 러시아에 새로운 수입원이 생겼다.

아시아는 원유의 최대 구매자가 되었지만 러시아의 정제유에는 관심이 적기 때문에 디젤 및 기타 제품의 구매자를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