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나 탄핵 위기 넘겼지만 위기 계속
서민생활에 무관한 품목 면세리스트에 삽입
코로나로 관광 산업 파괴... 내수경제 위축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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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리마에서 물가 급상승으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요구하며 취임한지 9개월 된 카스티요(52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에 대한 연이은 부패 의혹으로 이미 지난해 말과 지난달 두 차례나 국회에서 탄핵 위기를 간신히 모면 했지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질서유지 차원에서 지난 5일 리마와 카야오 등 주요도시에 대해 전격적으로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갑작스런 통금령에 시민의 분노가 더욱 커져 조기에 통금령을 해제 시켰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정부가 저소득층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해 달걀과 빵, 설탕 등 생필품 판매세를 면제하려 하자 의회가 스테이크 등 고가 육류까지 포함하는 수정안을 마련하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페루 정부가 서민 생활과 전혀 무관한 고가 육류에 부과되는 일반 판매세(IGV)면세 법안을 제시하면서 더욱 더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총리는 고가의 스테이크 용 육류는 “저소득층 생필품이 아니다”는 이유와 “세수가 감소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단적으로 정부와 의회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3월 달 페루의 물가 상승률은 6.8%를 나타내 199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페루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아 내수경제가 완전 위축되어 있다. 이에 페루 정부는 노동자들의 최저 임금을 상승시키고 기준금리를 13년 만에 최고치로 올리는 한편 석유세 인하 등의 서민지원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카스티요 대통령 취임 이후 9개월 동안 총리가 네 번이나 바뀌었고 장관들도 부패와 가정폭력 의혹 등으로 줄줄이 낙마하면서 정권의 지지율은 임기 초반임에도 20%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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