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포트휴런에 있는 테슬라 충전소에서 촬영한 사진.  [사진=뉴시스]
3월1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포트휴런에 있는 테슬라 충전소에서 촬영한 사진. [사진=뉴시스]

올 들어 700%까지 급등한 테슬라 주가를 두고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크리스 하비 웰스파고증권 주식전략 책임자가 27일(현지시간)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온라인 서비스 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983년 설립된 AOL은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쓰기 쉬운 웹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등 혁신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이며 급성장한 기업이다. 한때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를 넘어기도 했지만 닷컴버블의 거품이 빠지며 결국 2015년 미국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즌에 44억 달러에 인수됐다.

하비 책임자는 "테슬라를 보면 1998년이 떠오른다"며 "당시 AOL도 테슬라처럼 주가가 급등했고 그해 12월 S&P500 지수에 편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로 AOL은 빠르게 변하는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애플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테슬라가 선두주자로서 가치를 증명해내지 못하면 AOL의 전철을 밟는 건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하비 책임자는 "AOL뿐 아니라 1999년 이후 시총이 50% 이상 급감한 기업이 부지기수"라며 "올해에는 그때보다 모든 일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미 기록적인 성장을 거뒀기 때문에 테슬라의 추가적인 성장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고 그는 조언했다.

마이클 파 파밀러앤워싱턴 대표도 테슬라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파 대표는 이날 CNBC에 낸 기고문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무식하게 비싸다"며 "테슬라가 투자자들에게 너무 위험하다"고 했다.

파 대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테슬라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고공행진하고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68배로 S&P500 평균(22.3배)보다 훨씬 높다. 테슬라가 앞으로 3~4년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2024년 전망치 기준 PER도 77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가매출비율(PSR)만 보더라도 S&P 500 평균은 2.7배에 불과하지만 테슬라는 13배에 달한다"며 "지금이 투자하기 매력적일 때인지 돌아봐야 한다"강조했다.

파 대표는 "이미 테슬라 주식이 너무 비싸져서 얻을 수 있는 마진이 적어졌다"며 "지금 테슬라 주가가 유지되는 것은 모멘텀 투자와 더 큰 바보이론 때문이다"고 했다. 

모멘텀 투자는 이미 수 개월간 상승세를 보인 주식을 매입하는 '과도 매수' 전략을 가리킨다. 더 큰 바보이론은 주식이 현재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하더라도 더 높은 가격에 매입할 투자자가 있다는 기대에 투자에 나서는 것을 뜻한다.

파 대표는 "테슬라는 투자자에게 지나치게 투기적"이라며 "도박을 하고 싶으면 라스베이거스 도박장에 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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