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열린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해 있다 / 사진 = 뉴시스 ]
[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열린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해 있다 / 사진 = 뉴시스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제시한 공공 중심의 빌라밀집지역·준공업지역·역세권 개발 방안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예정인 가운데 잇따른 과거 실언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변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어 실제 정책 구현에 나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변 후보자는 지난 1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택 입주물량은 과거보다 훨씬 늘었음에도 국민들은 좀 더 나은 환경, 더 넓은 평수, 편리한 교통 등 삶의 질을 갖춘 주택을 원한다"며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변 후보자가 이날 제시한 주택공급 방안은 다가구·다세대로 돼 있는 서울 저층주거지의 중층 고밀주택 개발, 준공업지역 개발, 지하철 역세권 고밀개발 등으로 압축된다.

변 후보자는 "다가구·다세대로 돼 있는 3300만평 규모의 서울시 저층주거지는 중층 고밀주택으로 개발한다면 충분한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서울시 준공업지역도 분당신도시와 비슷한 604만평 규모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변 후보자는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지에 대해서는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개발이익 배분', '공공 디벨로퍼 참여' 등을 강조해 큰 윤곽은 공공 중심의 개발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변 후보자는 "저층주거지 사업지들은 대부분 사업성이 없어 민간사업자 단독으로는 사업의 추진이 어렵고 여러 여건상 주민들만의 힘으로 독자적 개발을 주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디벨로퍼가 참여한다면 개발과정을 주도하고, 개발이익은 토지주, 지역공동체, 세입자 등에게 적정 배분·공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급방안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투기수요 유입과 시장자극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전세금 정도의 가격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등 공공 자가주택을 도입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변 후보자가 주택 공급 확대 의지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지만 어떻게 현실화 할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급확대 방안이 실행이 되면 안하는 것 보다 좋지만 어떻게 실행할지가 관건"이라며 "준공업지역은 대부분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 인센티브를 주지 않으면 참여가 쉽지 않고, 빌라 밀집 지역의 경우 한 주택에 많으면 20세대까지 거주하고 있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로 인해 진행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공급확대 방안을 추진한다면 치밀한 시장친화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가 주택공급 방안의 큰 그림을 밝힌 가운데 정책적 능력과 별개로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비하 등 과거 발언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임 시절 맞춤형 공공 임대주택에 공유식당을 두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 먹냐"고 말해 임대주택 입주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또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안전사고를 언급하면서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들었다", "걔만 조금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변 후보자는 결국 지난 19일 입장자료를 내고 "SH 사장 재직 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자질과 능력을 떠나 인성에 문제가 있다"며 변 후보자 낙마를 위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일각에서도 변 후보자의 자질 문제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예정된 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변 후보자의 능력 검증 뿐 아니라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변 후보자는 친여 인사인 허인회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태양광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던 서울시에서 진행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동문을 포함한 외부 인사 5명을 1급 고위직으로 채용한 것과 관련해선 "SH 노동조합위원장까지 선정위원으로 참여할 만큼 공정한 심사가 이뤄졌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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